[비즈니스포스트] 얼마전 공개된 22대 국회 신규등록 의원과 재등록의무자 등 147명의 재산신고내역을 보면 제법 흥미로운 부분이 발견된다.

보통 의원들은 지역구가 서울이 아니어도 의정활동 편의 등을 고려해 서울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혹은 사무실 등의 거점을 두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9월] 국회의원 보유 부동산 서울 서초구 강남구 집중 흥미롭다

▲ 한강 북쪽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모습.


이번에 공개된 재산내역에서는 대지, 도로, 임야 등을 제외하고도 모두 합쳐 200건 가까운 서울 부동산 보유 내역이 확인됐다. 전월세 등 임차하고 있어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들을 제외하면 94건이다.

여기까지는 크게 주목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보유 지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뚜렷한 경향성이 나타난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이는 전역적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마포·용산·성동(마용성) 등 지역으로 온기가 퍼지기 시작했으나 금천·강북 등 외곽지역은 아직까지 추세적 상승이 감지되지 않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3구 중에서도 강남구·서초구는 8월 거래 가운데 신고가 비율이 각각 36.1%, 35.6%로 송파구(19.4%)와 차이를 나타내며 특히 뜨겁게 달아올랐다.

7~8월로 넓혀봐도 서초구 아파트 거래가격은 2021년 이후 최고가 대비 평균 99% 수준을 회복했고 강남구도 97% 수준을 보였다. 

반면 금천구는 8월 거래 중 신고가 비율이 2.6%에 그쳤다. 강북구 3.8%, 노원구 4.0%, 동대문구 5.4%, 중랑구 5.6% 등도 신고가 비율이 한자릿수 수준이었다.

이들 지역은 거래가 회복율도 낮다. 도봉구의 거래가격이 최고가 대비 평균 79% 수준이었고 노원구 80%, 금천구 83%, 강북구 83%, 중랑구 85% 등을 보였다.

이러한 부동산 가격 추이는 22대 국회의원 신규·재등록 재산신고에서 나타난 경향과 놀랍게도 일치한다.
 
[데스크리포트 9월] 국회의원 보유 부동산 서울 서초구 강남구 집중 흥미롭다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이번에 신고된 서울 부동산 보유내역 가운데 서초구가 18건으로 가장 많다. 

야당 비례대표 의원은 배우자가 ‘아리팍’으로 불리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를 보유하고 있고 여당 비례대표 의원은 본인 명의 반포센트럴자이를 신고했다.

또다른 여당 비례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자택으로도 알려진 서초 아크로비스타를, PK 초선 의원은 서초푸르지오써밋을 보유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 비례의원이 나란히 서초 삼풍아파트를 소유한 것도 눈에 띈다. 경기남부에 지역구를 둔 야당 의원 두 명은 각각 신반포2차와 신반포4차 아파트를 신고했다.

강남구 역시 17건으로 서초구에 버금가게 의원들이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곳이다. 

강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배우자 명의, 여당 비례대표 의원은 부모 명의로 압구정 한양아파트를 보유했다. 또다른 여당 비례대표 의원은 공동명의로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신고했고 PK 3선 의원은 삼성청담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에서는 전북지역 원로 의원이 도곡한신아파트를 소유했고 광주 초선 의원들이 디에이치자이개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등을 소유했다. 이들 서초와 강남 아파트들은 대부분 올들어 신고가를 기록했거나 신고가에 근접했다.

반면 송파는 같은 강남3구임에도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분양권을 포함해 5개 아파트만 보유가 신고됐다. 8월 송파구 신고가 비중이 서초·강남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번에 신고된 보유 부동산 내역은 마포구가 4건, 용산구가 5건, 성동구가 5건으로 송파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용·성 상승 추세가 강남3구를 따라가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의미가 있는 대목이다.

특히 8월 신고가 비율은 용산구가 34.2%로 서초·강남구에 버금갔는데 이번에 신고된 용산구 부동산 내역을 보면 여당 서울지역 중진 의원이 신동아아파트, 여당 PK 초선 의원이 한남더힐 등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구는 국회가 있는 곳이다보니 의원 사무실 목적의 오피스텔을 임차해서 쓰는 사례가 10건 이상 있었고 반대로 여의도 오피스텔을 임대놓은 사례도 2건 존재했다.

영등포구에서 아파트를 소유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전남지역 야당 초선 의원이 신길 우성1차 아파트를 보유했고 전남지역 야당 원로 의원은 재건축단지인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곳들은 국회의원들이 철저하게 외면하는 지역이다. 의원들은 이 지역에 거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번에 직접 보유는 물론 임차권까지 포함해도 금천구와 구로구, 중랑구 부동산을 신고한 22대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도봉구와 강북구는 보유 부동산 없이 임차 사례만 각각 2건, 1건 신고됐다. 그나마 이들과 노·도·강으로 묶이는 노원구에는 TK 중진 의원과 야당 대표를 지낸 초선 의원이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