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명헌 여천NCC 대표이사가 올해 연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여천NCC 합작계약 종료를 앞두고, 수익성 개선 방안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여천NCC의 향방을 두고 ‘사업장 분리’, ‘통매각’, ‘합작 연장’ 등의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에서 빠져나오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매각설 무성한 여천NCC, 김명헌 연말 ‘합작 종료’ 앞두고 수익성 전략 고심

▲ 김명헌 여천NCC 대표이사가 연말 합작계약 종료를 앞두고 내놓을 수익성 개선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여천NCC는 중국의 석유화학산업의 대규모 증설의 직격탄을 맞아 향후 수익성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일 나프타분해설비(NCC) 기업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에틸렌-납사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가격)는 8월에도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톤당 300달러를 밑돌았다.

연 228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여천NCC로서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1일 여천NCC 대표이사로 발탁된 김명헌 부사장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초 유분 업황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화그룹이 김 부사장을 비롯한 화학계열사 수장을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교체한만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내놓을 내년도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에 관심이 쏠려 있다.

그는 한화임팩트에서 테레프탈산(TPA) 사업부장, 한화토탈에너지스 공장장 등 주요 화학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생산공정과 운영관리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천NCC의 전임 대표이사들이 전략·기획 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것과 김 부사장 경력이 대조적인만큼, 김 부사장이 생산효율화에 방점이 찍힌 경영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1999년 합작해 세운 기업이다. 양사가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여천NCC는 에틸린, 프로필렌, 부타디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해 두 기업 계열사에 공급함으로서 양사의 화학사업 수직계열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상반기 여천NC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법인 계약 만기를 앞두고 ‘합작 연장’, ‘분리’, ‘통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설 무성한 여천NCC, 김명헌 연말 ‘합작 종료’ 앞두고 수익성 전략 고심

▲ 여천NCC가 2021년 가동을 시작한 여수의 제2사업장. 나프타분해시설로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 여천NCC > 


오랜 협력관계 지속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2021년부터 시작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적 불황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여천NCC에도 직격탄이 됐다.
 
여천NCC가 생산하는 기초유분은 중국 석유화학제품 자립 기조에 따른 증설과 과잉공급으로 시황이 크게 악화했다. 그 결과 회사는 2022년 영업손실 3867억 원, 2023년 영업손실 2388억 원 등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여천NCC는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에 따른 수요회복, 부타디엔 제품, 스프레드 개선세 등에 힘입어 적자폭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고유가 기조, 중국의 COTC(원유를 화학제품으로 바로 전환하는 설비)의 물량 유입, 주요 제품의 공급부담 해소되기 전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