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현대차 미국 전기차공장 촉박한 일정에 사고 잇달아”, 규정 미준수 의혹

▲ 현대차 안전 관리 책임자가 올해 5월 조지아주 공장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해당 직원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으며 사진은 홍보용 유튜브 영상에서 갈무리했다.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이 촉박한 건설 일정으로 다수 노동자 인명 피해를 야기했을 수 있다는 지역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작업 속도를 맞추려던 건설업체들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각) 지역 라디오 방송 GPB는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 건설 현장의 전현직 관리자들 발언을 인용해 “작업에 참여한 수십 곳 업체들이 안전 법규를 따르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조지아주 지역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더커런트가 취재한 발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전 관리자는 건설이 빨리 이뤄져야 하다 보니 이와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2022년 10월 착공한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당초 2025년 하반기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는데 이를 올해 10월로 1년가량 단축했다. 

현대차의 앞당겨진 조지아주 공장 완공일을 맞추려다 부담을 느낀 건설 하청 업체들이 몇몇 안전 규정을 건너뛰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작업자들이 안전모나 안전화와 같은 기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일을 하던 장면이 목격됐다는 구체적 정황도 거론됐다. 

인명 피해 건수가 누락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나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도 공장 건설에 투입됐지만 이들이 맡은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가 당국 조사에서 빠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2023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집계한 사고 건수는 10건이다. 2023년 4월29일에는 추락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해당 하청 업체가 벌금을 부과 받았다. 

반면 더커런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접수된 부상 건수는 최소 911건 이상이다. 

현대차 조지아주 공장 관계자는 더커런트를 통해 “현장 전체에서 엄격한 안전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며 “모든 계열사들과 매주 안전 회의를 열고 있으며 비상 대응 팀도 꾸려놨다”라고 입장을 냈다. 
 
현대차 공장 건설 작업에 임했던 전직 관리자는 “작업 속도로 인해 현장에 긴장감이 맴돌았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