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첫 컨테이너선 수주를 노리고 있다.

컨테이너 선사들이 하반기 잇따라 발주에 나서면서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 부회장이 올해 들어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한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수주에 성공해 올해 수주액 목표를 달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발주 붐 반갑다, 최성안 올해는 수주목표 달성하나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하반기 컨테이너선 수주를 통해 연간 수주액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회장이 2023년 5월31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 영빈관에서 열린 한·태평양 도서국(태도국) 정상회의에서 삼성중공업의 주요 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통상 컨테이너선은 LNG운반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선종으로 분류된다.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는 국내 조선사들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었지만, 최근 신조선가 상승으로 컨테이너선 수익성도 개선돼 국내 조선사들의 컨테이너선 수주전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16일 조선업계와 해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대만의 해운선사 완하이가 추진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신조선 프로젝트에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드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40억 달러다. 완하이는 그 중 일부인 1만5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너이 1개)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4~10척 발주를 위해 두 조선사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의 해운선사 하팍로이드 역시 8월부터 54억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과 선박 건조를 협의하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프랑스의 선사 CMA-CGM으로부터 8천TEU급 컨테이너선 6척과 추가로 1만5천TEU급 12척에 대한 선박건조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공식 수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는 LNG나 메탄올 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을 단 친환경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라며 "이중연료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7월 LNG운반선 19척,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2척, 탱커선 1척 등으로 49억 달러를 수주했다. 회사 측은 올해 남은 기간에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위주로 수주, 연간 수주액 목표인 97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현재 문의가 급증하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발주가 꾸준한 LNG운반선 수주를 비롯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수주 등을 더해 올해 수주액 목표를 무난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수주목표로 95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최종 수주액은 조선 53억 달러, 해양 30억 달러 등 83억 달러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는 카타르가 지난해 발주한 34억5천만 달러의 LNG운반선 프로젝트를 2024년도 상반기 수주로 이연 반영한 탓이다. 이 수주액을 반영하면 97억 달러의 올해 수주액 목표는 눈높이를 크게 낮춘 셈인데,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한다면 최 대표로서는 체면을 구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발주 붐 반갑다, 최성안 올해는 수주목표 달성하나

▲ 삼성중공업은 2024년 1~7월까지 49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면서 연간 수주목표 97억 달러의 50%가량 달성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삼성중공업>


친환경 규제가 시행되고, 홍해 사태로 해상운임이 증가하면서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는 예상과 달리 크게 증가하고 있다.

변 연구원은 “2024년 7월 중순까지 8천TEU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는 41척으로, 이런 기세라면 발주 초호황이었던 2021~2023년을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좋은 수준의 연간 수주고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컨테이너선 발주량(선복량 기준)은 2021년 연간450만TEU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70만TEU, 2023년 160만TEU로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변 연구원은 “대형 컨테이너선 선가는 2020년 초 대비 52.4% 상승해 수익성 우려도 없다”며 “2027년 슬롯이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기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