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레라 박테리아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신종 콜레라가 확산돼 대규모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포브스는 미국, 스페인, 독일 등 국제연구진이 합작해 내놓은 ‘균주 변이와 이상기후가 콜레라 판데믹에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라는 논문을 인용해 엘니뇨가 신종 콜레라를 크게 확산시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와 면한 태평양 일대 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엘니뇨가 발생한 시기 지구 기온은 상승하게 된다. 기상학계에서는 대체로 지난해 발생한 엘니뇨가 지구 기온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국제학술지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 등재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1899년, 1923년에 인도에서 발생했던 콜레라 팬데믹(대규모 전염병) 사태 당시에도 엘니뇨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PLOS를 통해 “이런 동시다발적이고 극심한 콜레라 발병 현상의 주요 원인은 넓은 지역에 걸쳐 작용하는 이상기후 또는 새로운 변종의 출현”이라며 “1904~1907년까지 발생한 변칙적 콜레라 현상을 분석한 결과 그 원인이 신종 콜레라 균주의 발생이고 기후변화가 여기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연구소 연구진은 포브스를 통해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존속하는 기후 여건은 전염병 전파를 강화하고 신종 콜레라 균주의 출현을 촉진한다”며 “이뿐만 아니라 수인성 또는 다른 매개를 통하는 여타 병원체 확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1893년부터 1939년까지 인도에서 발생한 콜레라 사례와 관련된 자료를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했고 이를 각종 컴퓨터 및 통계 도구를 활용해 당대 기후 자료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904~1907년까지 시기 동안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평년 대비 확연하게 높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해당 시기에는 엘니뇨에 따른 기온상승과 강수량 변화 등이 발생했으며 신종 콜레라 균주의 출현도 보고됐다.
자비에 로도 바레셀로나 글로벌 보건연구소 연구원과 메르세데스 파스쿠알 뉴욕대 생물학부 연구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병원체에 있어 기후조건의 변화 또는 진화로 인한 변이는 대규모 에피데믹 또는 팬데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해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내고 광범위한 전파의 기초가 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체의 유전적 변화를 감시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염병과 관련된 기후 모델링 및 예측을 포함하는 발전된 기후 연구 결과를 이에 결합해 잠재적 팬데믹 발생 가능성을 경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