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용산지역 정비사업이 활발해질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형건설사들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는 용산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으로 랜드마크가 들어서고 세계 최대 규모 수직 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라 더욱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달아오르는 용산 정비사업, 국제업무지구 전초전으로 건설사 물밑경쟁 치열

▲ 서울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용산 산호아파트 전경. <네이버부동산>


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4월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용산 산호아파트는 단지 이름과 한강변에 위치한 덕에 용산의 진주로 불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가 걸어서 5분 거리로 핵심 입지다. 

이 단지는 1977년 준공돼 올해로 47년이 됐다. 12층, 6개 동, 554세대가 7개 동, 647세대(임대 73세대)로 탈바꿈한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287억 원으로 3.3㎡당 830만 원 수준이다.

조합은 대형건설사들에게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에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재건축 이후 모든 세대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우수한 입지에 있어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금호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8개 업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공사비가 급등해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고 있지만 조합은 유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재개발 조합은 4월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이 곳은 3.3㎡당 공사비를 1070만 원으로 설정했다. 조합이 먼저 3.3㎡당 1천만 원을 넘는 공사비를 제시한 사례는 대우건설이 수주한 여의도 공작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다. 연면적 17만8995㎡을 고려하면 총공사비는 5800억 원가량이다.

2월29일 열린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재개발 현장설명회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9개 사가 참석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적극적으로 물밑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영동업무지구2구역은 건폐율 59.74%, 용적률 858.99%가 적용돼 최고 34층, 3개동, 4타워로 조성된다. 공동주택 565세대 및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달아오르는 용산 정비사업, 국제업무지구 전초전으로 건설사 물밑경쟁 치열

▲ 용산정비창 전면구역 위치도 및 토지이용계획. <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미리 유리한 사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형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25년 착공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 초고층 랜드마크가 지어지고 글로벌 기업이 입주하면서 직주근접의 주택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지난 2월5일 용산업무지구에 6천 세대를 공급하고 용산업무지구 인근에 4200세대를 더해 1만200세대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이 확정되면 용산업무지구 일대 공급 세대수는 1만1천 세대를 넘어가게 된다.

이에 용산정비창 부지 일대 주요 재개발사업장에 관한 대형건설사의 관심도 높다. 용산정비창 부지 일대 주요 재개발사업장은 전면1구역, 전면3구역, 신용산북측1구역, 신용산역북측2구역 등이다. 

신용산북측제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도 5월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총 공사비는 3154억 원으로 3.3㎡당 공사비는 900만 원 수준이다. 

이 사업은 한강로2가 2-116번지 일대에 지하 7층~지상 38층 높이의 공동주택 324세대와 업무시설 1개 동,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것이다. 용산역과 신용산역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용산 재개발 핵심으로 꼽히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두고 치열한 격전을 펼칠 공산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조합은 세대수를 777세대에서 1350세대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형건설사들은 이 사업이 용산국제업무지구 본 수주를 위한 전초전이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건설사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용산은 강남3구와 묶여 규제지역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이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골든타임분양제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든타임분양제는 조합에서 원하는대로 일반분양 시기를 조절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제도로 후분양의 일종이다. 

건축공정 80% 이상 진행된 단지가 입주자를 모집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돼 분양가 책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달아오르는 용산 정비사업, 국제업무지구 전초전으로 건설사 물밑경쟁 치열

▲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주요현황 자료. <서울시>

또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분양 가격 산정에 반영되는 택지비·공사비는 지속 상승하는 만큼 후분양으로 분양시기를 늦추면 선분양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사부지에 세워지는 ‘더 파크사이드 서울’ 시행사 일레븐건설은 후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더 파크사이드 서울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또한 대우건설이 수주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도 후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용산은 주택 수요가 탄탄한 곳으로 분양가격이 높더라도 미분양 우려가 매우 낮다”며 “규제지역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후분양으로 사업성을 높일 수 있어 건설사들이 적극 수주에 나설 것이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