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스키 시즌' 짧아진다, 겨울 평균기온 상승으로 강설량도 줄어

▲ 20일(현지시각) 프랑스 메타비프에 위치한 쥬라 스키 리조트의 전경. 눈이 내리지 않자 조설기로 인공 눈을 만들어 스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 영향으로 스키를 비롯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캐나다 워털루대 연구진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50년 동안 미국에서 스키 시즌이 약 5~7일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평균기온 상승과 이에 따른 강설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이 현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스키 시즌이 현재와 비교해 14~33일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아예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전보다 줄어든 스키 시즌으로 지난 20년 동안 미국 관련업계가 입은 누적 피해는 50억 달러(약 6조6475억 원)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억5200만 달러(약 3352억 원)다.

짧아진 스키 시즌에 따른 방문객 감소, 조설기(눈 만드는 기계) 운영기간 연장으로 늘어난 비용 부담 등이 손실을 키웠다.

다니엘 스콧 워털루대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스키 업계는 앞으로 호황을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스키 업계와 관광 부문에서 기후변화에 맞춘 현실적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워털루대 연구진은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했던 세계 평균기온이 올해도 계속 오르고 있어 향후 겨울 기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오스트리아, 보스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이번 겨울 동안 대체로 스키 리조트를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강설량을 겪었다.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한 프랑스 마을 ‘생 콜롱벙 데 빌라흐(Saint-Colomban-des-Villards)’는 2월 최고기온이 13도까지 오르자 스키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해당 리조트의 같은 기간 평년 기온은 약 4도 내외다.

오스트리아 티롤 ‘뮈터러 암(Mutterer Alm)’도 같은 기간 극도로 낮은 강설량에 대응해 스키장을 전면 폐쇄했다.

스콧 연구원은 “이번 겨울에 나타난 현상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며 미국의 스키 시즌은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