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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LCD패널사업의 구조조정 시기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사업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수년 안에 중국업체들이 대형 LCD패널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LCD업황을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LCD패널사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대형과 중소형 올레드패널사업에서 모두 실적확인을 앞당겨야 사업구조 전환을 순조롭게 이뤄낼 수 있다.
◆ LCD가 실적 견인, 장기 전망은 어두워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의 업황회복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LCD패널 평균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제조사들의 패널 재고량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 가격상승이 올해 하반기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패널업체들의 재고는 최근 6년 동안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재고량이 적다는 것은 곧 패널수요가 높다는 의미로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과 중국 등 전자제품 최대 시장에서 TV와 PC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TV패널과 모니터용 패널의 수요가 급증해 재고수준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TV패널의 대형화 추세도 올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TV패널 평균크기는 30인치 후반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3분기에 43인치, 4분기에 44인치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TV패널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만 수율이 낮아 원가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LG디스플레이와 같이 생산량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패널업체들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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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LCD TV패널. |
LG디스플레이는 세계 LCD패널시장에서 25% 정도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경쟁업체가 올레드에 집중하며 LCD 생산량을 크게 줄여 시장지배력이 더 굳건해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LCD의 업황회복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TV제조사들이 연말 특수를 노려 패널수요를 더 끌어올리며 실적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상범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사업의 실적개선을 놓고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언제까지 LCD사업에서 이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 등 디스플레이업체는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LCD패널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이르면 2018년, 늦어도 2020년까지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업체들의 생산공장은 대형패널 생산에 특화해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공급과잉을 이끌어 LCD패널 평균가격의 빠른 하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업황악화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91% 줄어드는 위기를 겪었다. 중국업체들의 진출 가속화로 이런 상황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올레드 실적확인 앞당겨야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올레드패널과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성장동력으로 앞세우고 생산설비 증설과 기술개발에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LCD패널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업황개선으로 타격을 받기 전에 올레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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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TV와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올레드패널에서 매출 1조2천억 달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연간 매출 전망치의 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아직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패널 역시 이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단계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수율을 안정화해 실제 실적에 기여할 때까지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투자확대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LCD의 업황이 그만큼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아직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올레드기술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 올레드패널의 투자확대계획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과감한 LCD 구조조정으로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이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 중심의 구조전환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생산공장을 신규로 확보하려면 투자부담이 크고 위험성이 높은 만큼 기존의 LCD공장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의 LCD 구조조정이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분석되는 만큼 결단을 내야 할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 생산라인을 줄여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 만큼 올레드패널의 수율과 수익성을 모두 빠르게 끌어올려 실적확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올레드TV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으로 세계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여 올레드패널 고객사 기반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 IFA2016에서 일본 파나소닉을 포함한 9개 업체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공급받아 생산한 올레드TV를 전시해 올레드TV가 프리미엄시장에서 수요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와 견줄 수 있는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3년 안에 LCD와 올레드의 매출에서 균형을 찾겠다”며 “시장흐름에 맞춰 투자와 생산을 꾸준히 조율하며 LCD에 대한 의존을 낮춰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