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도 가장 뜨거웠던 해, 해수면 온도도 10년 내 2번째 높아

▲ 지난해 8월19일 충청권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한 가운데 충남 공주시 계룡산국립공원 동학사 계곡에 피서객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2023년이 한국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다. 지난해는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후 가장 높았던 해이기도 했다.

기상청은 16일 ‘2023년 연 기후분석 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평균기온은 섭씨 13.7도로 전국 기상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 기존 1위였던 2016년보다 0.3도, 평년(1991~2020년)과 비교하면 1.2도 높았다.

북태평양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한 가운데 남풍계열의 따뜻한 바람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12개월 가운데 9개월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3월과 9월은 각각 9.4도와 22.6도로 평년보다 3.3도, 2.1도 높아 연평균기온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폭염일수는 14.2일, 열대야일수는 8.2일로 평년과 비교해 각각 3.2일과 1.6일 많았다.

겨울철을 중심으로 기온변동이 큰 것도 지난해 한국 기후의 특성으로 분석됐다.

1월과 11월, 12월은 모두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뒤 북극 주변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하며 기온변동이 매우 컸다.

기온변동폭(해당 월의 일평균기온을 토대로 산출한 표준편차)은 11월과 12월이 5.9도, 1월이 4.3도로 나타났다.
 
2023년 한국도 가장 뜨거웠던 해, 해수면 온도도 10년 내 2번째 높아

▲ 2023년 평균기온(왼쪽)과 평년기온과의 편차를 보여주는 분포도. 평균기온은 빨강 계열일 수록 높고 파랑 계열일 수록 낮음을 의미한다. 평년기온과의 편차는 빨강, 노랑 계열이 평년보다 높음을 보여준다. <기상청>

해수면 온도 역시 역사상 손에 꼽힐 만큼 따뜻했다.

지난해 해수면온도는 17.5도로 최근 10년(2014~2023)년 가운데 2021년(17.7도)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최근 10년 평균인 17.1도와 비교하면 0.4도 높은 것이다.

강수량은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강수량은 1746.0mm로 평년의 1.3배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2003년(1882.8mm)과 2번째로 많이 내린 1998년(1776.0mm)에 이은 3번째 기록이다.

강수량이 많은 달과 적은 달 간에 차이도 큰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마철을 포함한 5~7월에 강수가 집중됐고 12월에는 평년보다 4배 가까이 많은 102.8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2월과 10월에는 20mm에도 못 미치는 강수량을 나타냈다.

여름에는 지금껏 없었던 동선을 보인 태풍이 발생하기도 했다.

8월에 영향을 준 제6호 태풍 ‘카눈’은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북서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은 모두 17개로 평년보다 8개가량 적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도 평년(3.4개)보다 적은 1개(카눈)에 불과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 전 지구는 산업화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고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나타냈다”며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이상기후 감시를 더욱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해 전 세계 평균기온 역시 14.98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