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고전, GAA 선제 도입이 '약점' 평가

▲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상용화했지만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는 여전히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나노 공정에 처음 적용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신기술이 충분한 생산 수율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에 따르면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기술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전문기업 알파웨이브와 텐스토렌트 등 기업은 EE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가 4나노 공정 안정화에 성공했지만 3나노에서 다소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를 활용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를 낮춰 제시했기 때문이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는 3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지나치게 위험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GAA는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꿔 전력효율 및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기술로 평가받는 만큼 단기간에 완성도를 높이기 쉽지 않다.

TSMC는 2025년 양산하는 2나노 공정부터 GAA 구조를 채택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부터 이를 서둘러 도입하는 ‘강수’를 뒀다.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TSMC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의 데이빗 페이털 연구원은 EE타임스를 통해 삼성전자의 GAA 기술 확보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목표였다며 이 때문에 3나노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은 TSMC 5나노와 비교해 집적도가 낮았지만 3나노 공정에서는 TSMC와 필적할 만한 수준을 노렸다”며 GAA 기술 적용까지 동시에 추진한 것은 상당히 도전적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고전, GAA 선제 도입이 '약점' 평가

▲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엔지니어들이 3나노 미세공정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들고 있다. <삼성전자>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TSMC가 GAA보다 한 세대 이전 기술인 핀펫(FinFET) 공정을 3나노에 활용하면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에 대해서는 고객사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EE타임스를 통해 “반도체 생산에는 가격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단가는 TSMC보다 전반적으로 유리하다”고 전했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가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더 많은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이 TSMC에서 삼성전자로 위탁생산 업체를 변경한 이유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최신 공정인 3나노 공정에서는 아직 생산 수율과 고객사 기반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4나노 파운드리에서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향후 TSMC 역시 GAA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삼성전자가 2025년 상용화하는 2나노 경쟁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가 GAA 신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 반면 TSMC는 2025년에 해당 기술을 처음 도입하며 수율 확보 등에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털 연구원은 TSMC와 인텔이 파운드리 GAA 기술 도입에 조심스러운 걸음을 내딛으면서 기술 전환을 더 순조롭게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