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광진을 대결 구도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광진을에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정치권에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경선구도부터 선거결과까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총선핫플] 서울 광진을 민주 고민정에 국힘 오신환 도전, 추미애 한동훈 변수

▲  (사진 왼쪽부터) 내년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상진 전 청와대 행정관.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활동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현역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광진을에서 5선을 지낸 터줏대감 추 전 장관이 총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 의원은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추 전 장관의 광진을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아니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구 복귀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섯 달 전인 7월10일 같은 방송에서 “우리 당에 누군가가 나와 경선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과 사뭇 다른 태도를 나타냈다.

추 전 장관은 직간접적으로 총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왔다. 11월6일 조승현 정치의미래연구소장 출판기념회에서 “항상 뒤늦게 '추미애가 옳았다'고 후회하시는데 애초에 후회할 일은 안 만들어야 한다”며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11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윤미향 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한 뒤에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실 계획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적당한 때 드러날 것이다”고 답하면서 출마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추 전 장관은 11월28일 검찰 개혁을 소재로 다룬 소설 '장하리'를 출간하고 11월30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페이스북에 정치 현안과 관련한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하는 등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경북 달성군 출신으로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0여 년 동안 판사로 일했다.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됐고 17대를 제외하곤 20대 국회까지 5선을 내리 역임했다. 

추 전 장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제2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했고 2020년에 제67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해 1년 여 동안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했다. 추 전 장관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왔지만 3위에 그쳤다.

그가 장관에 오른 뒤 광진을 지역구는 고민정 의원이 물려받았다.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정치 신인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을 2.55%포인트 차이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고 의원은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서도 최고위원으로 뽑혀 당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 의원을 이를 바탕으로 탄탄한 지지층을 다졌고 본인 스스로로 계파를 초월했다고 말하며 ‘친문’, ‘친명(친이재명)’, ‘수박’ 등으로 특정하지 말라고 했다. 

고 의원은 서울 성동구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동아시아어학과를 졸업하고 KBS 아나운서로 13여 년 동안 일했다. 고 의원은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실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역임했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민주당에선 김상진 전 청와대 행정관이 광진을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상진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진을 지역구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추미애 전 장관에게 패배했다. 김 전 행정관은 선거 이듬해인 2021년 4월 IBK서비스 부사장으로 임명됐는데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신환 국민의힘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총선핫플] 서울 광진을 민주 고민정에 국힘 오신환 도전, 추미애 한동훈 변수

▲  (사진 왼쪽부터) 내년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는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오 위원장은 10월21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은 늘 지역 발전과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다”며 “광진을은 그 이전에 추미애 의원이 5번 하면서 지역을 위해 뭘 했냐 하는 불만도 나온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자신이 서울시 부시장과 국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행정과 정치 영역 사이에서 여러 가지 네트워크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위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출신인 오 위원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배우 장동건씨와 동기이고 대학로 극장에서 배우 송강호와 극단생활을 했다. 

오 위원장은 2006년 서울시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15년 재보궐선거에서 보수정당 후보 최초로 서울 관악을에 당선되는 기록을 쓰며 19대 국회에 입성했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1대 총선에서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밀리며 낙선했다. 

오 위원장은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맡은 적이 있어 바른정당계로 분류되기도 하며. 2022년 8월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아래서 정무부시장을 맡아 오세훈계로도 분류된다. 오 위원장의 광진을 출마에는 오 시장의 추천이 있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다만 국민의힘 쪽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광진을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광진을에 한동훈 장관이 거론되는 데에는 광진을이 보수정당에게 손꼽히는 서울 험지라는 배경이 있다. 한동훈 장관이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 예시 지역으로 광진을이 떠오르는 것이다. 

윤희숙 전 의원 역시 한 장관과 같은 맥락이다.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인물을 험지에 보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어 윤 의원의 광진을 출마설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다만 한 장관은 종로, 서초, 강남, 심지어 비례대표로 출마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출마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의원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는 계양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광진을은 보수정당 국회의원을 단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해 대표적 보수 험지로 꼽힌다.

광진을은 대체로 연립 주택과 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북 동부 지역의 주거단지들이 많은 편이다. 건국대학교, 세종대학교 등이 있고 강남구 접근성이 좋아 대학생, 회사원 등 1인 가구 비율도 서울 평균보다 높다. 

이 때문에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대 인구가 전체의 33.9%에 이르고 호남 출신 인구도 많다고 알려져 인구통계 구조로 보면 민주당에 유리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보수정당에게 희망이 없는 곳은 아니다. 자양동 일대의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국민의힘에게 뚜렷한 호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대선 때도 광진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승을 거뒀다. 윤 대통령은 광진갑에서 48.01%로 이재명 대표(48.06%)에게 근소하게 졌으나 광진을에서는 50.76%로 과반을 하며 이재명 대표(45.37%)를 꺾었다.

이어진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압도적 승리를 따냈다. 오 시장은 광진을에서 60.45%를 득표해 37.99%에 그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