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금감원) 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와 관련해 "법인 처벌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24일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에게 "최근 문제된 건에 대해서는 법인(카카오)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해당 건을 이번 주 안에 검찰에 송치하면서 저희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카카오 법인 처벌할지 적극 검토", 카카오뱅크 경영권 상실 가능성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이 원장은 시세조종 혐의로 인한 처벌이 카카오 법인으로까지 이어지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을 고려해 '법인 처벌 여부'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 뿐만 아니라 카카오 법인에도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직접 책임을 물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행위를 했을 경우에 법인도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을 만족하지 못하면 대주주로서의 자격이 없어지고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전날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소환해 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 받았는지 등에 대해 15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카카오 지분 약 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보유 지분은 약 24% 수준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배 대표를 구속한 바 있다.

이들 3명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 원을 투입,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가 밝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2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으나 주가가 급등하면서 실패했다. 하이브가 "비정상적인 매입행위가 발생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