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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과 함께 세월호 진실도 묻히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22 14: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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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과 함께 세월호 진실도 묻히나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다. 검찰의 수사를 피해 도주를 시작한 지 40여일 만이다.

유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그동안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과 경찰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세월호 진상조사와 관련한 수사권을 놓고 정치권 내부의 논란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사체는 부패가 심해 신원파악을 못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구두로 받았다"고 밝혔다.

우 서장은 "사체 발견 당시 스쿠알렌 1개, 막걸리 빈 병 1개, 소주 빈 병 2개, 천으로 된 가방, 직사각형 돋보기 1개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의 점퍼는 고가의 이태리제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확인됐고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으로 확인됐다. 스쿠알렌 병의 제조사는 구원파 계열사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12일이다. 경찰은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의 한 매실밭에서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아 DNA 검사를 한 결과 DNA가 유 전 회장의 친형 유병일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엄지손가락 지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유 전 회장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부패가 심한 반백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사망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유병언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의 사망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번에 발견된 시신이 유 전 회장이라고 해도 사망원인과 관련한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자살, 타살, 사고사 등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경찰은 “칼자국이나 주변의 발자국 등 타살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 “독극물에 대한 검사는 국과수의 2차 부검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수사에 쫓기면서도 해외망명을 신청했을 만큼 유 전 회장은 강한 도피의지를 보였다. 또한 유서도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자살을 했으리라는 추측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신도들끼리의 갈등이나 금전문제로 타살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도주중 무리에서 떨어져 아사했거나 누적된 심신의 피로로 병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표창원 전 경찰대교수는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급하게 도주하는 과정에서 다른 건장한 조력자들은 도주하고 유병언은 오래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 밤을 지새웠다면 아마 저체온증 등의 자연적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사망시점도 미스터리다.

검경은 지난 5월24일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을 급습한 뒤 유 전 회장이 이곳에 피신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 전 회장이 당시 이를 피하다 사망했을 경우 사망시점은 5월 말 경이 된다.

그런데 시신은 6월12일 발견됐다. 사망 추정시점으로부터 겨우 10여일 만에 백골에 가까운 부패가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표창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부패는 여러 환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유 전 회장의 사체 부패속도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사면초가에 빠진 검찰과 경찰

유 전 회장의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검경의 수사력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그동안 '유령'만 잡으러 다닌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세월호 사건 발생 100일을 앞둔 시점까지 검경은 유병언 전 회장을 체포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헛다리만 짚은 꼴이 됐다. 유 전 회장에 대한 공소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세월호 사건 관련 책임규명도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검경은 그동안 유 전 회장을 비롯한 일가를 체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 대규모 군과 경찰병력을 동원하고도 송치재휴게소 인근에서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결과적으로 10일 이상 걸렸다.

더욱이 유 전회장의 두 아들은 여전히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유 전회장의 부인 권윤자씨와 친형 유병일씨만 긴급체포된 뒤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이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유 전 회장에게 떠넘길 경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을 발견하고 초동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경찰은 시신부검에만 관심을 뒀을 뿐 함께 발견된 유품 등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변사체의 신원확인을 벌인 40여일 동안 시신발견 현장의 흰 머리카락과 뼛조각 등을 그대로 방치해 부실수사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우형호 순천경찰서 서장은 "유병언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을 때 유품에 대한 조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유류품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 서장은 주변에서 발견된 가방 안쪽에서 유씨가 쓴 책의 제목과 같은 ‘꿈같은 사랑’이라는 책을 발견하고도 유씨의 시신인지 의심을 품지 못했다고 말했다.

◆ 세월호 특별법 수사권 협상은 어떻게 되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2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가 어안이 벙벙하다”며 “발표대로라면 유병언도 죽고 진실의 한 조각도 땅에 묻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군대까지 동원해 유병언 잡겠다고 큰 소리 치던 검찰과 법무부 장관은 생포는커녕 시체를 은신처 근처에서 발견하고 방치해 놨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사고 진실규명을 위해 제한적 수사권 부여가 더욱 필요해졌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범계 법률위원장 겸 원내대변인도 “참으로 어이없는 정권이고 어이없는 검찰”이라며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자진사퇴와 진상조사위의 수사권을 거듭 요구했다.

그동안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대립해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진상조사위에 여야가 합의한 특별검사를 포함시켜 제한적 수사권을 갖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여야는 이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비공개 모임을 열어 핵심쟁점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 입법 TF’ 간사는 “수사권 부여 등 핵심쟁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봐야 안다”며 “빨리해야 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24일이 세월호 참사 100일 되는데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나”라며 “특별법 열쇠는 대통령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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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세월호 유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만드는게 정답입니다. 새정연도 기득권에 이미 매몰되어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는건 아닌지...   (2014-07-23 14: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