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카오 샀던 ‘더 글로리’ 예솔이 수익률 보니, 두 국민주 엇갈린 운명

▲ 더 글로리에서 하예솔(왼쪽)이 삼성전자나 카카오 주식이 갖고 싶다고 답하는 장면. 전재준(오른쪽)은 실제로 예솔을 위해 두 주식을 산다. <넷플릭스 화면캡쳐>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드라마 ‘더 글로리’ 대사 속에 등장할 만큼 국민주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주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반면 카카오에 대해선 '어두운'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희비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주가는 3월부터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더 글로리에는 하예솔(오지율 분)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걸 알게 된 전재준(박성훈 분)이 예솔에게 무엇이 갖고싶냐 묻자 예솔이 “주식이요, 삼전이나 카카오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뒤 재준은 실제로 예솔을 위해 삼성전자와 카카오 주식을 매수한다.

인기 드라마에서 주식 관련 대사에 언급될 만큼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국민주’로 자리매김 했다.

재준이 두 종목을 사놨다고 말한 회차의 공개일인 3월10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22.13% 올랐으나 카카오는 10.51% 하락했다.

재준이 삼정전자와 카카오를 같은 비중으로 매수했다 가정하고 이를 통해 예솔의 총 수익률을 계산하면 5.81% 정도다. 예솔은 삼성전자에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으나 카카오 때문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주가가 꾸준히 올랐으나 카카오는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과 AI(인공지능) 산업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최근 나타났다. 그럼에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재고감산 효과가 본격화할 거란 기대감 및 AI 확대에 힘입어 DDR5, HBM 등 고성능 제품들의 수요가 늘어날 거란 전망에 증권가 목표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2천 원에서 8만4천 원으로 16.67%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8만2천 원에서 8만6천 원으로 높였다. 다른 증권사들도 대부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 전자’ 이상으로 잡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조7천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다”며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 기대감 등이 올해 하반기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판단하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반면 카카오 주가는 전반적인 실적 부진과 자회사 중복 상장에 따른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카카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급감했다. 당시 증권가는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 원을 넘길 거라 예상했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는 연초부터 카카오톡의 개편에 야심차게 나섰으나 광고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며 광고 매출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들도 실적 부진을 겪으며 기업가치가 하향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카카오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카카오 샀던 ‘더 글로리’ 예솔이 수익률 보니, 두 국민주 엇갈린 운명

▲ 카카오는 올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의 증권가 전망치는 현재 13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2%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광고 매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영업비용은 증가해 증권사들이 카카오의 영업이익을 줄곧 낮추고 있다.
 
목표주가도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하나증권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6만5천 원으로 제시하며 18.75% 낮췄고 한국투자증권이 7만 원으로 12.5%, 메리츠증권이 6만3천 원으로 12.5% 하향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7만4천 원으로 8.64% 하향했으며 현대차증권은 8만 원으로 8% 낮췄다. 삼성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6만4천 원으로 5.9% 내렸다.

카카오에 큰 기대를 갖던 투자자들 사이에선 카카오가 이젠 '국민주'가 아니라 '밉상주'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실적 및 주가 반등을 이루기 위해선 3분기부터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광고형 상품)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입모으고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톡비즈는 뚜렷한 회복을 보이지 못했으나 하반기 카카오톡 개편에 따른 톡비즈 성장률 회복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실적이 반등을 위해선 톡비즈가 반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