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에서 일본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차 시대에 전장용 MLCC의 중요성을 눈여겨보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더해 선두업체인 무라타를 비롯한 일본업체를 추격하는데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과 자율주행용 MLCC 신제품의 양산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삼성전기가 양산하기 시작한 전장용 MLCC 신제품은 초정밀 적층공법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등가직렬 인덕턴스(ESL, 도선이 자기장에 반응하는 정도)를 50~70% 줄였다.
등가직렬 인덕턴스가 감소하게 되면 기존보다 MLCC를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게 돼 성능이 우수해지게 된다.
자동차의 전동화가 가속화되고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더해짐에 따라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도 확대되면서 안정적 성능을 뒷받침하는 부품인 전장용 MLCC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기의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해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파워트레인, 편의사양 등에 필요한 전장용 MLCC 풀 라인업을 구축에 힘을 쏟았다.
장 사장은 해마다 매출의 5~6%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한 삼성전기의 기조를 이어받아 기술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특히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사업구조를 모바일 중심에서 미래차로 축을 옮긴다는 비전을 세우고 전장용 MLCC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 사장이 전장용 MLCC에 힘을 주는 것은 해당 분야가 그동안 삼성전기가 주력했던 모바일 분야보다 판매단가가 2배 이상 높을뿐 아니라 전기차 시대에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3천~5천 개의 MLCC가 들어갔지만 전기차에는 1만 개가 넘는 MLCC가 활용된다. 특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가 탑재된 전기차에는 내연기관보다 2.7배,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3.3배의 MLCC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장용 MLCC 시장은 앞으로도 탄탄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며 “글로벌 전기차 및 티어1 거래선에 대한 공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그동안 강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장용 MLCC 선두기업인 무라타를 뒤쫓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라타를 비롯한 일본기업들은 지난해 전장용 MLCC 시장을 90%가량을 차지했으나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추격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점유율 13%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점유율 4%와 비교해 9%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이런 성장세는 글로벌 전장용 MLCC 1위 업체인 일본 무라타(41%, 이하 추정치)를 제외한 TDK(16%), 야게오(14%), 다이요유덴(13%)와 같은 톱5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전장용 고용량·고온·고압 MLCC 라인업을 확대해 실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역량을 키우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고객사들을 확대해야 일본 상위권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올해 5월 해외 고객초청 행사인 ‘2023 SEMCO 컴포넌트 칼리지(Component College)’에서 “삼성전기는 로봇, 메타버스, 전기차 및 자율주행 등 메가 트렌드에 맞는 핵심기술과 응용 신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미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특히 전자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전장용 MLCC 라인업 확대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