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나다에 새 전기차공장 설립 검토,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 기대

▲ 현대차가 북미지역 차기 전기차 생산공장 후보지로 캐나다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상응하는 규모의 재정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캐나다를 새 공장 후보지로 삼는 이유다. 사진은 캐나다의 극한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스웨덴 설원에서 주행시험을 하는 아이오닉 5N의 모습을 유튜브에서 갈무리. <현대자동차 캐나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새 북미 전기차 생산공장 후보지로 캐나다를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전기차 관련 생산설비 유치에 투자 지원을 늘린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28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캐나다에 따르면 돈 로마노 현대차 캐나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를 현대차의 다음 전기차 생산공장 후보지로 언급했다.

로마노 CEO는 오토모티브뉴스를 통해 “캐나다는 현대차의 미래 성장을 위한 후보지 가운데 하나”이며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안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5월 한국을 찾은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도 방한 일정에서 현대차 관계자를 만나 전기차 산업 관련한 협력을 논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를 양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차가 차기 공장 후보지로 미국이 아닌 캐나다를 염두에 둔 이유로 캐나다의 공격적인 투자 지원 정책을 꼽았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며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 제조시설 유치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원을 결정하자 캐나다 정부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의 지원 규모에 상응하는 재정 지원을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캐나다 정부는 폴크스바겐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 토머스에 짓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10년 동안 12조 원이 넘는 규모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짓는다면 연방정부에서 대규모 재정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조사기관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의 부회장 샘 피오라니는 오토모티브뉴스를 통해 “캐나다는 전기차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며 “배터리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시설이 갖춰진 캐나다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대차가 캐나다에서 차량을 생산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캐나다가 신설 공장 후보지로 오르는 데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 및 SK온과 건설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모두 미국에 설립한다는 점도 캐나다가 현대차의 차기 전기차 생산공장에 유일한 후보지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돈 로마노 현대차 캐나다법인 CEO는 오토모티브뉴스를 통해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에 가장 유리한 입지를 고를 것”이라며 “미국 및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과도 의견을 계속 교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