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 전략에 힘입어 좋은 수익성을 이어가고 전장(전자장비)사업에서는 높은 매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수익성 강화와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 참여해 LG전자의 미래전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부의 호실적에 힘입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은 LG전자가 2분기 939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18.6% 증가하는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주력 사업부인 H&A사업부가 이끄는 것으로 파악된다. H&A사업부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690억 원으로 LG전자 전체 사업부 영업이익 가운데 71.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주완 사장은 주력 가전분야에서 2022년 4분기부터 적극적으로 재고조정과 원가절감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H&A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8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36억 원에서 급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심상보 LG전자 IR담당 상무는 4월27일 1분기 실적발표 뒤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H&A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전 수요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원가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물류비 등 비용 절감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2분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전을 비롯한 LG전자 주력 판매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2023년 하반기 물류비와 원재료 비용절감에 따른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LG전자의 가전사업 원가절감 전략에 우호적 대외 환경도 힘을 보태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해상운임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해 1월7일 5109.6포인트를 나타낸 뒤 지속적으로 떨어져 올해 2분기에는 1천 포인트 아래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더해 H&A사업부의 원재료 가격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원가절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양승수 연구원은 “지난해 급등했던 H&A사업부의 원재료 가격도 하향 안정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론적으로 다른 비용이 동일할 때 원재료 가격이 10% 하락하면 영업비용은 1.1%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 LG전자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부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의 회사 홈페이지 소개 화면. < LG전자 >
LG전자의 수익성을 H&A사업부가 책임진다면 올해 매출성장은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H&A사업부 매출이 1분기 8조217억 원에서 2분기 8조1696억 원으로 1.84% 증가할 때 VS사업부 매출은 1분기 2조3865억 원에서 2조7230억 원으로 14.1%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LG전자 전체 매출은 20조4159억 원에서 19조8002억 원으로 3.01% 후퇴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VS사업부의 성장으로 매출 하락폭을 줄인 셈이다.
조주완 사장은 전장을 성장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VS사업부의 빠른 매출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VS사업부 올해 매출은 11조626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4.4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힘입어 LG전자 올해 전체 매출은 매출 2023년 86조62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완 사장은 2021년 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멕시코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공장을 세우는 등 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해왔다.
조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장사업에 더욱 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사장은 CES2023에서 “자동차 전장 부문은 10년 만에 턴어라운드 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이제 엑셀 밟을 일만 남았다”며 “지난 약 10년 동안의 적자에도 흔들림 없이 도전한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본궤도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주력사업인 H&A사업부의 든든한 영업이익을 밑거름으로 VS사업부의 매출성장에 힘을 주고 있는 셈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H&A사업부는 운송비용의 감소 속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 증가세를 유지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주력 사업에서 단단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2023년은 VS사업부가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