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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100조③] 'E린이' 입니다, ETF 투자 어떻게 하고 뭘 주의해야 하나요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6-21 17: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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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시장 100조 원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ETF는 2002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최근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습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ETF시장 100조 원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ETF시장 전반의 현황을 짚어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ETF 100조②] 글로벌 존재감 미미, 규제 개선이 300조 시대 앞당길 수 있다
[ETF 100조③] E린이 입니다, ETF 투자 어떻게 하고 뭘 주의해야 하나요


[비즈니스포스트] 금융상품은 기본적으로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ETF도 마찬가지다. 이름부터 영어에다가 상품 이름도 길어 다른 금융상품보다 투자하기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누구라도 손쉽게 ETF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ETF 100조③] 'E린이' 입니다, ETF 투자 어떻게 하고 뭘 주의해야 하나요
▲ ETF 투자는 상품 이름 해석부터 시작한다. ETF는 상품 이름에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다만 거래가 손쉬운 만큼 이전 공모펀드와 달리 단기거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측면이 있는데 이는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경계해야 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시장에서는 현재 23개 운용사가 24개의 상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 ETF 이름은 상품 정보의 대부분을 담고 있다

22개 운용사가 각각 1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키움투자자산운용만 2개의 브랜드를 지니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기존 ‘코세프(KOSEF)’에 더해 지난해 액티브 전용 브랜드 ‘히어로즈’를 새로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ETF 투자의 첫 관문으로 하나 같이 상품 이름 해석을 꼽는다. 상품 이름을 해석할 수 있어야 투자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인데 상품 이름 제일 앞에 바로 이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KB자산운용의 ‘케이비스타(KBSTAR)’,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ACE)’,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ARIRANG)’ 등 ETF 브랜드는 상품 이름의 제일 앞에서 이 종목이 어느 운용사 상품인지를 알려준다.

이는 같은 지수를 따르는 상품이 넘치는 국내 ETF시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이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꿔가며 브랜드 마케팅에 힘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ETF 상품 이름에는 운용사뿐 아니라 상품의 주요 정보 대부분이 담겨있다.

브랜드 바로 뒤에는 ETF가 추종하는 지수가 따라 붙는다. ETF는 기본적으로 지수를 따르는 상품이다. 금융소비자는 지수를 통해 각 ETF가 어디에 투자하는 상품인지를 알 수 있다.

국내 ETF시장 자산총액 1위인 ‘Kodex 200’는 코스피200지수를 따르고 2위인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은 KIS의 CD(양도성예금증서)지수를 추종한다.

지수 뒤에는 액티브, 레버리지, 인버스 등 지수를 따르는 방식이 더해진다. 액티브는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 레버리지는 지수 움직임의 2배를 따르는 상품, 인버스는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이다. 지수를 그대로 따르면 별 다른 내용이 붙지 않는다.

종종 그 뒤에 ‘TR’이 붙은 상품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TR은 Total Return의 약자다. 일반 상품은 배당금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PR(Price Return) 형태인데 이는 별도로 표기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상품 이름은 여기에서 끝이 난다. 하지만 뒤에 괄호를 치고 ‘H’ ‘합성’ ‘합성H’ 등이 들어간 상품도 볼 수 있다.

H는 해외투자 상품 중 환율 변동성을 없앤 환헷지 상품, 합성은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직접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고 스왑계약을 통해 기초지수만 따라가게끔 만든 상품이다. 합성은 주로 실물투자가 어려운 지역이나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쓰인다.

전날 출시된 ETF 상품 몇 개를 예로 들어보면 ‘BNK미래전략기술액티브’는 BNK자산운용의 상품으로 미래전략기술분야에 투자하는 액티브 상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TF 100조③] 'E린이' 입니다, ETF 투자 어떻게 하고 뭘 주의해야 하나요
▲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ETF 브랜드.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는 미국 다우존스 미국배당지수를 따르도록 만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 ‘SOL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는 유럽탄소배출권선물과 반대로 움직이며 환율 변동을 신경 쓰지 않도록 설계한 신한자산운용의 상품이다.

다만 상품 이름은 대략적 투자 분야만 알려줄 뿐 구체적 상품 포트폴리오는 각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나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등에서 확인해야 한다.

BNK미래전략기술액티브는 미래전략기술 가운데 반도체·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첨단모빌리티 등 국가 주도의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핵심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는 상품 이름만 통해서는 알 수 없다.

ETF의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각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의 구성비가 크게 다른 경우도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테슬라밸류체인FactSet’이 대표적이다. 두 상품 모두 테슬라밸류체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테슬라 종목 비중은 큰 차이가 난다.

ACE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액티브 상품인 만큼 미국 ETF 등 테슬라 관련 종목을 추가로 담아 테슬라 노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였다. 반면 Kodex테슬라밸류체인FactSet는 테슬라를 가장 많이 담고 있지만 비중은 25%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국내 ETF시장에는 700여개 상품이 출시돼 있다. 이 상품 대부분을 주식계좌만 있다면 주식을 사고 팔 듯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다만 레버리지 같은 일부 파생상품은 변동성이 큰 만큼 별도의 교육을 이수하기 전에는 거래가 제한된다.

◆ 투자보수와 거래량 꼼꼼히 따지고 장기투자해야

업계에서는 다양한 상품이 있는 만큼 투자 보수와 거래량 등을 꼼꼼히 따져 ETF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보수는 수수료 개념으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라도 레버리지, 액티브 등 운용방식이나 운용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재 국내 ETF 상품의 보수는 0.012%부터 0.99% 사이에 분포한다. 일반적으로 패시브상품이 보수가 적고 레버리지처럼 변동성이 크거나 운용역의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 상품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거래량은 각 ETF가 시장에서 얼마나 활발히 사고 팔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거래량이 풍부할수록 원하는 호가에 ETF를 사고 팔 확률이 높아진다.

거래량을 따지는 것은 이른바 ‘자투리 ETF’를 피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자투리 ETF는 순자산 규모나 일평균 거래대금이 일정 수준 이하인 ETF를 뜻한다. 거래소는 자투리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관리하는데 일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ETF는 상장 폐지가 된다고 주식처럼 휴지조각이 되진 않는다. ETF가 추종하는 지수에 속한 종목들의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TF가 상장 폐지되면 투자자는 당시 포트폴리오의 순자산가치만큼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투자를 접어야 하고 보수 등의 손실도 발생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상장 폐지가 좋을 것은 없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ETF 투자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하나 같이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꼽았다.

국내 첫 ETF상품 출시를 이끌어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행복한 투자는 ETF를 활용한 분산 장기투자를 할 때 가능하다”며 “ETF 역시 당장 오를 것만 찾아다니면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한 투자는 투자자가 특정 종목의 주가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에 집중할 때 가능하다”며 “시황에 맞는 테마형 ETF 투자를 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작은 부분만 하고 기본적인 것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TDF(타깃데이트펀드)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투자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한다면 투자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 투자수단은 ETF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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