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하면서 하이브는 팬 플랫폼 사업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됐다. |
[비즈니스포스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대신 팬 플랫폼을 얻었다.
방시혁 의장이 몇 년 동안 강조해 온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의 올해 실적이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위버스컴퍼니는 팬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은 3077억 원으로 2021년보다 28.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5억 원을 거두며 적자전환했다.
하이브는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12팀이 9월까지 위버스에 공식 커뮤니티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입점 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아티스트 현황을 보면 전원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하이브는 이번 결정을 두고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포기하면서 카카오와 약속한 팬 플랫폼 사업협력이 구체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위버스에 입점함에 따라 하이브는 JYP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를 모두 거느리게 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21년부터 위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추후 JYP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브, 아이유, 몬스타엑스 등의 위버스 입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방시혁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포기를 대가로 팬 플랫폼 시장의 패권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 의장은 하이브를 음악 제작 및 유통을 넘어서 플랫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두고 있다.
하이브는 자회사 위버스컴퍼니를 통해 2019년 6월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 최초로 팬 플랫폼 위버스를 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은 2020년 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방 의장은 2020년 10월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하이브 전신) 상장기념식에서 “모두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지난해 11월 게임산업 진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플랫폼이 고객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오래 봐왔다”며 “음악만으로 중요한 플랫폼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유통이 이루어지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어 하는 방 의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은 올해 한 번 더 등장한다.
방 의장은 3월15일 관훈포럼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포기에 대한 질문에 “미래에 중요성이 더 커질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카카오와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위버스는 전 세계 245개 국가 및 지역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약 6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SM엔터테이먼트 아티스트까지 합류하면 위버스의 글로벌 영향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23년 3월 관훈포럼에 참석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
하이브는 위버스의 운영방식에도 변화를 줘 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
버블은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1대1 대화를 하는 것처럼 이어주는 소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아티스트 1명당 4500원의 월 구독료를 내면 해당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위버스는 무료로 운영되는 대신 팬과 아티스트 사이 별도의 대화창구가 없다. 위버스는 위버스샵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유료 멤버십 가입자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올린다.
지난해 위버스는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버블 운영사 디어유는 1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이브는 올해 1대1 채팅과 유료 멤버십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걸그룹 뉴진스 전용 플랫폼인 ‘포닝’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출시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합류와 유료 구독 서비스 도입은 위버스 흑자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입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