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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 내부냐 외부냐, 미완의 '완전 민영화' 성공 가늠자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1-20 15: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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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객과 주주 덕분에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의 꿈을 이뤘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에서 내려온 2021년 12월 우리금융 홈페이지에 올린 CEO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내부냐 외부냐, 미완의 '완전 민영화' 성공 가늠자
▲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우리금융그룹 사옥. <우리금융>

하지만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아직 미완의 성공으로 여겨진다. 지분의 독립만이 완전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영화 이후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이는 국내 여러 대기업집단을 볼 때 진정한 의미의 완전 민영화를 위해서는 지분 독립뿐 아니라 결국 최고경영진의 인사권 독립까지 이뤄져야 한다.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장 교체 과정에서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중 누가 오느냐에 따라 완전 민영화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민간기업인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외부 출신으로 평가되는 인사가 회장을 맡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이사회가 회장을 자율적으로 선임할 수 있는 권리는 금융권 자율경영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과거 관치금융 기조가 강한 시기에는 4대 금융지주에도 낙하산 회장이 내려오곤 했지만 최근에는 4대 금융지주 모두 후계구도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리더십의 연속성을 확보하며 이를 사전에 차단했다.

금융이 규제산업인 만큼 정권이 최고경영진에게 특정 사건의 책임을 물어 물어나게 할 수는 있지만 예전처럼 선임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아진 점도 회장 선임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반영될 여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4대 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지분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민영화가 된 우리금융만 보더라도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40%가 넘는다. 완전 민영화가 이뤄지던 2021년 12월 20% 후반대에서 약 13개월 만에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19일 기준 KB금융(73.95%), 하나금융(71.60%), 신한지주(63.22%) 등 다른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모두 절반이 훌쩍 넘는다.

내부인사가 회장에 오르는 것은 완전 민영화 상징뿐 아니라 내부직원 사기 측면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

강한 개혁이 필요한 비상상황을 제외한 일반적 상황에서 외부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회장으로 온다면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질뿐 아니라 직원들의 능동적 업무수행 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금융 노조가 외부인사에 크게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금융노조 협의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금융을) 전문성과 경험이 결여된 외부인사들의 보금자리로 추락시킬 수 없다”며 “이사회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내부인사 5명과 외부인사 3명 등 모두 8명을 다음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확정했다.

내부인사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이, 외부인사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윤석열정부의 현재 금융권 인사 기조가 유지된다면 우리금융 역시 내부인사가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리더십이 바뀐 IBK기업은행, 수협은행, BNK금융지주 등은 수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임없이 일었으나 결과적으로 모두 내부 출신이 수장에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윤석열정부가 주요 금융사 CEO의 교체를 추진하면서도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지 않으면서 새로운 형태의 신종 관치금융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은 다른 곳과 그룹 규모가 달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우리금융 3분기 기준 연결기준 자산 규모가 502조1천억 원에 이른다. 전날 새 회장이 결정된 BNK금융지주(136조9천억 원)보다 4배가량 크다.

기업은행도 연결기준 자산 규모가 433조1천억 원으로 우리금융 못지않게 크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맞춰 움직이는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우리금융과 큰 차이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8명의 1차 후보군 가운데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사장, 임종룡 전 위원장 등 3명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열고 현재 8명의 후보군 가운데 2차 후보군(숏리스트)로 2~3명을 추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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