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신드롬, 극장가 '아바타2'로 유종의 미 노린다

▲ 2009년 개봉해 역대 외국영화 국내 관객 수 1위를 차지한 '아바타'(오른쪽 포스터)의 속편 '아바타:물의길'(왼쪽 포스터)이 14일 개봉했다. 9월 이후 영화 관객 수 급감으로 고심하던 극장업계가 '아바타:물의길'을 통해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2009년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의 후속작 '아바타:물의 길(아바타2)'가 흥행 기대감 속에 개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은 뒤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극장가가 '아바타2'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공상과학(SF)영화 '아바타'는 2009년 개봉 당시 혁신적인 3D 영상기술을 활용한 영상미가 호평을 받으며 관객 1362만 명을 끌어모았다. 이 기록은 아직 역대 외국영화 국내 관객 수 1위(재개봉 관객 수 포함)로 남아 있다.

극장가는 13년 전 아바타 신드롬이 부활하길 고대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 개봉했던 기대작들의 관객몰이가 영 시원찮은 탓이다.

14일 영화 '아바타2'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처음 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아바타2는 예매율이 88.5%, 예매 관객은 약 86만 명에 이르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아바타2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올해 9월 개봉했던 영화 '아바타 리마스터링'을 통해 증명됐다. 아바타를 4K HDR 화질로 재구성한 아바타 리마스터링은 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속편이 나오기 전부터 '아바타 복습' 현상이 나타났던 셈이다.

영화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3D 영상기술로 제작된 아바타2의 영상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상영관을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신드롬, 극장가 '아바타2'로 유종의 미 노린다

▲ 14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아바타:물의길 티켓을 개인거래한다는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등 기념일 티켓은 장당 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 네이버카페 '중고나라' 게시글 갈무리>

영화가 개봉하자 일부 관객들이 고화질 상영관의 이른바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아바타2의 영화표 암표거래가 횡횡하고 있다.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경우 기존 2만~2만7천 원이던 티켓 1장 가격이 3만~4만 원대에 형성됐다. 특히 크리스마스 기간인 24일과 25일 상영 티켓 1장은 최대 5만 원에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다.

메가박스의 특별상영관인 돌비시네마관과 롯데시네마의 수퍼4D, 슈퍼플렉스G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CJ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들은 아바타2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영상과 음향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특별관에 공을 들였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관객들에게 관람 이외의 즐길거리도 제공한다.

롯데컬처웍스가 운영하고 있는 롯데시네마는 최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대형 프리미엄 상영관 '수퍼플렉스'를 8년 만에 재단장해 10일 개관했다. 수퍼플렉스는 가로 34m 길이의 대형스크린에 4K 화질의 듀얼 레이저 영사기로 더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고 전방향에서 출력되는 음향 시스템을 갖췄다.
 
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신드롬, 극장가 '아바타2'로 유종의 미 노린다

▲ 롯데시네마가 10일 재단장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대형 프리미엄 상영관 수퍼플렉스 내부 모습. <롯데컬쳐웍스>


재단장 이후 슈퍼플렉스의 좌석 수는 기존 628석에서 295석으로 줄었다. 롯데시네마는 누워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좌석 및 독립부스형 좌석 등을 각각 설치해 차별화된 관람 환경을 조성했다.
 
롯데시네마는 아바타2를 여러번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아바타:더익스피리언스' 체험권이 포함된 싱가포르 여행 교환권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아바타:더익스피리언스는 싱가포르에 있는 식물원으로 아바타 영화 속 등장하는 판도라 행성을 현실에 구현한 곳이다.

콘텐트리중앙이 운영하고 있는 메가박스는 3D 상영관 수를 이전 대비 4배가량 늘려 전국 대부분의 메가박스 지점에서 아바타를 3D로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또한 3D영화인 아바타2 관람 후 관객들의 피로해진 눈을 편안하게 해줄 온열수면안대가 포함된 한정판 메뉴 'I SEE YOU 콤보'(탄산R 2개+팝콘R 2개+온열수면안대 2개)를 출시했다.

CJCGV는 자회사 CJ4D플렉스를 통해 4DX 및 스크린X 기술을 적용한 아바타2 상영관을 운영해 관객들에게 더 큰 몰입감을 선사한다.

4DX는 모션시트를 통해 흔들림을 실제로 구현하고 바람, 빛 안개, 향기 등의 환경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CJCGV의 상영 기술이다. 스크린X는 정면뿐 아니라 좌우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CJCGV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바뀐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기존에는 소독해 재사용했던 3D 안경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새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가상인간 '이솔'을 이용해 아바타2를 소개하고 아바타2의 관람권을 라이브커머스로 선보였다.

또한 CJCGV는 아바타2의 1천만 관객 돌파 시점을 맞춰보는 이벤트를 열고 매점에서는 아바타2 디자인을 적용한 음료와 팝콘 메뉴 판매에 들어가는 등 아바타2의 흥행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이처럼 극장업계가 아바타2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 조치로 살아나는 듯했던 영화관 사업이 9월부터 다시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전국 극장의 월별 관객 수를 살펴보면 5월 1507만 명, 6월 1582만 명, 7월 1704만 명, 8월 1523만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의 70~80%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후 9월 986만 명, 10월 620만 명, 11월 637만 명으로 관객 수가 다시 40~5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극장가의 침체는 12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14일까지 336만 명이 극장을 방문하는 데 그치고 있어 흥행 영화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방역조치가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범죄도시2', '탑건:매버릭', '공조2:인터내셔날', '닥터스트레인지:대혼돈의유니버스'를 제외하면 올해 개봉작 가운데 관객 수 500만 명을 넘긴 영화는 없다.

특히 '비상선언', '블랙팬서:와칸다포에버', '토르:러브앤썬더', '외계+인' 등 국산 블록버스터 영화와 마블 영화마저 흥행 부진에 시달렸다.

영화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바타2 개봉과 관련해 "연차를 쓰고 보고 올 가치가 충분했다" "아니 이렇게 재밌는데 나는 1편을 왜 안 봤을까?" 등 관람 소감이 올라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