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효자 된 '재벌집 막내아들', 게임 부진의 실적 공백 메운다

▲ 컴투스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흥행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디어콘텐츠 사업이 컴투스그룹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컴투스가 지난해 사들인 계열사가 투자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컴투스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그룹의 올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본업인 게임사업보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앞세운 미디어콘텐츠 사업 덕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1월18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률은 첫 날 6.1%로 2020년 방영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후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역대 종편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인기 작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은 2회차 8.8%, 3회차 10.8%로 부부의 세계보다는 낮지만 계속해서 상승하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디어업계에서는 종편 드라마가 방영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넘긴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역대 종편 드라마 시청률 10위 기록이 14.64%에 불과해 재벌집 막내아들이 현재 기세를 유지한다면 ‘대박’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은 JTBC만 기쁜 일이 아니다. 컴투스그룹의 희망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래몽래인과 SLL중앙이다. 래몽래인은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로 2008년 ‘싱글파파는 열애 중’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38개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8월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하며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는데 위지윅스튜디오는 래몽래인의 지분 20.17%를 보유하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구체적 수익분배구조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드라마의 흥행은 컴투스의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로 1862억 원을 올리며 지난해보다 64.7% 증가했지만 게임부문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나 영업이익은 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3% 감소했다.

매출 증가도 지난해 3분기부터 미디어콘텐츠 부문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게임사업만 따로 떼놓고 보면 매출도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신청을 하며 컴투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엑스플라(XPLA)의 출금이 막혔다. 컴투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했지만 수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 미디어콘텐츠 사업이 컴투스의 부진한 실적을 개선할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컴투스의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미디어콘텐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8%에 이른다.

비록 래몽래인을 소유한 위지윅스튜디오는 3분기까지 계속해서 영업손실을 냈지만 분기가 지날수록 손실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성과가 반영되는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컴투스그룹의 지주사인 컴투스홀딩스는 1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올해 1분기부터 연속해서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보고 있다. 3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6억 원, 74억 원으로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주력인 게임사업이 계속 부진한 만큼 미디어콘텐츠 부문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 외에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는 컴투스가 기존에 소유하던 이미지나인컴즈의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연예 기획과 드라마, 음원,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지식재산(IP)를 만들려는 컴투스의 의지가 반영됐다.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는 올해 7월 웹드라마 ‘블랙의 신부’와 ‘신병’을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을 비롯해 드라마, 영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에서의 흥행 IP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흥행 콘텐츠 IP를 우리 스스로 투자해 만들어냈다는 점은 컴투스그룹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