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에너지 위기에도 기후목표 후퇴 없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에너지 위기에도 불구하고 탄소 감축 정책에서 후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독일과 영국은 재정 투입 확대를 약속했다.
8일 르몽드에 따르면 이집트 샤름 엘 샤이크에서 7일(현지시각)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화석연료의 세계적인 부흥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독일을 위해서 나는 그것(화석연료의 부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독일은 탈석탄 정책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잠근 뒤 독일은 올해 상반기 석탄 화력 발전량을 전체 전력 생산량의 3분의 1수준으로 늘린 바 있다.
숄츠 총리는 2025년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독일의 재정투입을 60억 유로(약 8조3100억 원)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세계 산림 보호 지원액은 지금의 2배인 20억 유로(약 2조7700억 원)로 늘어났다.
르몽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자금은 대부분 브라질, 에콰도르, 마다가스카르,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될 예정이다.
다른 정상들 역시 기후변화협약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불참 방침을 밝혔다가 COP27 정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우리는 글래스고에서 희망의 여지를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 가능한 범위 내에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영국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자금을 3배로 늘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유로뉴스도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리는 러시아의 에너지 위협 하에서 우리의 기후 약속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인류가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있다며 “살기 좋은 지구를 위한 싸움은 10년 안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우리 목숨에 대한 싸움을 하고 있고 (그 싸움에서) 지고 있다”며 “우리 지구는 기후 혼란을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회의 동안 세계는 냉혹한 선택에 직면했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세계를 저탄소 경로(low-carbon path)로 만드는 ‘역사적 협약’의 도출을 위해 협력하거나, 그에 실패해서 기후 붕괴와 재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6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열리며 올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98개국 당사국이 참석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당사국이 협약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회의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