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디펜스가 폴란드 방산수출에 성공한 뒤 이제 시선이 호주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왼쪽)과 K9 자주포(오른쪽) 모습. <한화디펜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화디펜스가 폴란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방산수출에 성공한 뒤 이제 시선을 호주와 미국으로 돌리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에 이미 K9자주포를 수출했는데 '궤도형 장갑차 도입(LAND400Phase3)사업'을 놓고도 독자 개발한 최첨단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의 수출을 위해 독일 라인메탈과 경쟁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방위산업 최강국 미국시장에서도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OMFV)과 사거리 연장 자주포 사업(ERCA) 수주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방산업계에서 따르면 한화디펜스가 압도적 기술력을 토대로 최근 폴란드에서 이룬 수출성과로 미국 시장에 입성하는데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672문 가량을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이 가운데 212문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후속계약을 맺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 등 방산 선진국들은 핵무기,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최상위(하이엔드)급’ 무기에 주력해온 반면 한국은 자주포와 장갑차를 비롯한 ‘중형(미들급)급’ 무기에 힘을 줘왔다”며 “그 결과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해 미국을 비롯한 방산 선진국에 중형급 무기를 역으로 수출할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는 올해 4월 호주에 처음으로 생산기지를 만들면서 해외수출에 탄력을 붙일 채비를 하고 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최근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호주 자체 사업도 중요하지만 한화디펜스에게 호주는 미국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담당한다”며 “미국과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이루고 있는 호주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펼쳐 미국 시장을 진출할 구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및 외신보도에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한화디펜스는 최근 호주법인을 확장해 호주 멜버른으로 이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법인을 해외시장 컨트롤타워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한화디펜스의 장갑차와 자주포 수출과 관련한 모멘텀은 충분히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현재 노후된 M2 브래들리 장갑차 3500여대를 교체하기 위한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OMFV)의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미국의 군용차량 개발업체인 오시코시 디펜스와 손잡고 레드백 기반 OMFV용 장갑차로 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페이즈1(7개 업체를 추리는 과정)을 넘어 페이즈2(5개 업체를 추리는 과정)에 들어간 상태며 페이즈3(최종 3개 업체를 꼽는 과정)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레드백은 한국군의 K21 보병전투차량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5세대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다.
레드백은 험지돌파 능력이 뛰어난 궤도형 장갑차로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미리 감지하고 무력화 할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과 열상 위장막 등 혁신적 기술이 적용됐다.
또한 한화디펜스는 미국의 사거리 연장 자주포사업(ERCA)에도 K9A2의 핵심기술을 제안하며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K9A2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개발 중인 K9 자주포의 최신 업그레이드 모델로 100% 자동으로 포탄과 장약이 장전되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돼 분당 발사속도가 증대되고 탑승병력은 줄어드는 특징을 지녔다.
K9 자주포는 전 세계 9개국이 운용 중인 가장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으로 글로벌 자주포 수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화디펜스는 가격경쟁력과 유지보수에서 여러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쌓아 미국 시장을 뚫을 준비를 마쳤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2021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 방위산업은 세계 9위(2016~2020년 사이 전체 집계)로 꼽히며 직전 기간(2015~2019) 10위에서 이탈리아를 제치고 한 단계 올라섰다.
한화디펜스가 세계 방산 최강국 미국 시장을 개척하게 되면 한국방산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한화디펜스는 국가안보와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