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그룹 계열사 HLB생명과학이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해소하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신약개발 여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생명과학은 최근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인 에임 인수를 결정함으로써 연내 흑자전환이 가시화하고 있다.
 
HLB생명과학 인수합병으로 흑자전환 눈앞, 신약개발 자금 걱정 해소

▲ HLB생명과학과 에임 로고.


HLB생명과학은 계열사를 포함해 에너지사업, 의약품유통사업, 바이오개발사업 등 3개 사업부문체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 185억 원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

하지만 에임 실적이 HLB생명과학에 반영되면 상황은 달라질 공산이 크다.

에임은 의료기기 등 플라스틱 제품에 관해 금형, 사출, 조립(어셈블리)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로 검체채취기, 혈액샘플수집장치를 비롯한 체외진단의료기기를 제조해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노트, 셀트리온, 한국애보트진단 등 국내외 헬스케어기업에 공급해왔다.

주목할 점은 에임이 HLB생명과학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성장세 및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에임 매출은 2020년 965억 원에서 2021년 1669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7억 원에서 422억 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HLB생명과학이 어려운 살림에도 약 1천억 원을 투입하며 에임 인수를 추진한 까닭이다.

HLB생명과학은 979억 원에 에임 지분 100%를 사들인다고 5월 말 공시했다. 주식 양수가 6월30일 마무리되는 만큼 에임 실적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HLB생명과학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HLB생명과학은 에임을 인수함으로써 본업인 신약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본다.
 
HLB생명과학 인수합병으로 흑자전환 눈앞, 신약개발 자금 걱정 해소

▲ 에임 공장 내부. <에임>


김대용 HLB생명과학 경영관리본부장은 “항암제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 미래가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가치가 미래의 기대감에만 의존하는 면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해왔다”며 “에임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성장 축을 확실히 마련했다”고 말했다.

HLB생명과학은 국내 전용실시권을 보유한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파이로티닙’ 등에 관해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리보세라닙의 경우 최근 미국, 한국에서 진행된 선양낭성암 1차 치료제 임상2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데 더해 동물용 항암제로도 임상을 승인받으면서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약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HLB생명과학은 4월 신약개발을 위한 100% 자회사 HLB생명과학알앤디를 설립해 새로운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 한편 국내 기업 네오켄바이오와 의료용 대마 의약품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에임은 HLB생명과학이 이같은 신약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자금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LB생명과학 연구개발비는 2020년 18억 원에서 2021년 3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1분기에 이미 1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돼 전년보다 많은 연구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