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인도네시아에 잇따라 대규모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으며 수혜를 기대했지만 테슬라의 공장 설립 무산으로 협력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28일 더스타 등 동남아시아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테슬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전기차공장 설립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근 이런 계획을 완전히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2월 테슬라에서 에너지저장장치 공장 설립을 제안받았다고 밝히며 테슬라와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약 1년에 걸쳐 진행된 논의 끝에 이런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테슬라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수급 문제를 이유로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의 주요 생산지로 글로벌 배터리 및 친환경 에너지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협력해 인도네시아에 11억 달러 규모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중국 CATL도 인도네시아에 2023년까지 50억 달러, 2028년까지 200억 달러 규모 배터리 생산 투자를 예고했다.
이들 기업의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이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논의가 진행될 때 나왔던 만큼 테슬라와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모두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공장 건설 계획이 무산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배터리공장을 완공한 뒤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모두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새 공장을 건설하고 전기차 완성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도 이를 염두에 두고 진행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 성과를 거두기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공장 설립을 계기로 현지에서 테슬라 등 다른 고객사와 협력을 노리는 일은 어려워졌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더스타를 통해 “중국 CATL의 공장 투자가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겠지만 투자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CATL이 테슬라의 인도네시아공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았던 만큼 테슬라의 공장 건설이 무산되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현대차 및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현지 전기차 및 배터리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대차의 현지 완성차공장 건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친환경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