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중단 상황이 올해 계속된다면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리세션)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댈러스 연방은행은 현지시각으로 22일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재개되지 않으면 1991년 오일쇼크 때보다 큰 경제적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방은행은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만큼 올해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 상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당초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실행할 때 원유 등 에너지는 수출 규제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결국 수출이 거의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연방은행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산유국에서 적극적으로 원유 공급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고 있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역시 자체적으로 원유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 등 문제로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연방은행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국제유가 상승 및 인플레이션을 이끌어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원유뿐 아니라 유럽에서 발전 및 공장 가동에 많이 사용되는 천연가스를 사들이지 못하게 된 점도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연방은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에 수출하는 밀 등 곡식과 비료, 금속 등 원재료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세계 경제에 큰 리스크로 남게 됐다고 바라봤다.
러시아의 원유 및 천연가스 중단 사태는 친환경산업과 제조업 분야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은행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이 유럽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 노력을 중단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다시 늘려야만 할 정도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석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은 부품 및 완제품 공장 가동 위축으로 이어져 전 세계적 공급망 차질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연방은행은 미국 바이든 정부와 이란의 핵합의가 이뤄져도 단기간에 원유 공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역부족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시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원유 생산을 줄이고 주요 서방 국가에 수출을 중단했던 이란이 비핵화에 합의해 원유 수출을 재개한다고 해도 생산 재개 속도가 느리고 공급량도 적을 것이라는 이유다.
결국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세계 경기 침체를 막을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방은행은 일부 국가에서 경제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방법을 쓰고 있어 러시아를 상대로 한 경제제재의 효력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러시아가 지금과 같이 경제제재를 받는 상황을 장기간 버티기 쉽지 않아 정치적 변화를 겪으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나타낼 수 있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