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27년 만에 교육사업에서 물러난다. 손 회장의 동생 손성은 메가엠디 대표이사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를 맡아 교육사업을 맡게 된다. 손 회장은 오랜 기간 몸담아온 교육사업에서 상당한 피로감을 느껴 물러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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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
메가스터디가 손성은 메가엠디 대표이사를 메가스터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기로 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메가스터디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손주은 회장과 손성은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를 확정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투자와 자회사 경영만 담당하고 손 사장이 메가스터디의 교육사업을 책임지게 된다.
손 회장은 메가스터디 매각을 추진했다가 철회했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보유하고 있던 메가스터디 지분 23.55%와 2대주주인 H&Q 아시아퍼시픽 컴퍼니가 소유한 지분 9.21%를 공동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20일 지분매각을 철회했다.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손 회장이 메가스터디를 매물로 내놓자 그 이유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왔다. 가장 큰 이유로 꼽혔던 것은 메가스터디 성장둔화였다.
메가스터디는 2011년 매출 2640억 원으로 정점에 올랐으나 지난해 매출은 2028억 원으로 2년 만에 크게 줄었다. 손 회장은 “기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며 “2015년까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은퇴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손 회장이 스스로 메가스터디 경영에서 손을 떼기를 원했다는 시각도 있다. 손 회장 주변에서 메가스터디 성장세가 줄어들고 손 회장이 경영에 한계를 느끼면서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30년 가까이 열정적으로 이끌어 온 교육사업이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으면서 개인적 피로도 심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을 두고 동생들과 의견 차이도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 회장은 결국 메가스터디 매각이 불발되자 교육사업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 사교육시장의 상징적 인물이다. 손 회장은 1987년 그룹과외를 하면서 사교육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고액과외와 학원경영 등을 거쳐 스타강사로 자리잡았다.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설립하고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메가스터디는 정부의 사교육대책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메가스터디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며 지난 몇 년 동안 의학전문대학원, 편입 등 대학입시 외 다른 교육영역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은 메가스터디가 사업다각화를 한다면 오히려 본인이 빠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메가스터디 경영을 맡게 된 손성은 사장은 연세대학교 공대 출신이다. 손주은 회장이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출신으로 교육 콘텐츠를 맡았다면 손성은 사장은 그동안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맡아 메가스터디를 키워왔다.
손 회장이 그동안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면 손 사장은 합리적이고 신중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앞으로 메가스터디 사업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