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수 있을까?
정 사장은 올해 증시둔화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금융(IB)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신기록을 세우려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올해 순이익 1위를 지켜나가는 동시에 영업이익 1위까지 달성하기 위해 IB부문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두고 "그것이 과연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 성과였는가 하는 물음에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차별화된 실적으로 경쟁사를 앞설 때야 말로 최고의 성과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사가 넘보지 못하는 압도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사장은 올해 재신임을 받으며 임기가 1년 연장됐는데 투자금융 강화를 통해 압도적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 강화 작업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 정 사장은 우선 채권발행부문(DCM) 강화에 나섰다.
기존 채권발행부문 업무를 관장하던 부서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외부인력도 스카우트 하며 채권발행부문 전통 강자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외 I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도 설치했다.
주식발행부문(ECM)부문도 계속 강화해 나간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신선식품 배달기업 마켓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의 대표주관사에 올라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에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서며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정 사장은 2019년 취임한 뒤 증권업계 선두를 지켰으나 2020년에는 순이익에서 미래에셋증권에 1위를 내준 바 있는데 지난해 1위를 탈환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으로 2021년 순이익 1조4474억 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104.4%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동반 1조 원 돌파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에 힘입어 3분기에만 621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서는 순위가 다소 밀려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2889억 원으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밀려 증권업계 4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