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주춤에 3강 구도 멀어져, 안풍 살리려 가족 본격 등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필승 전국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하며 3강 구도 가능성이 낮아지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여전히 야권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대선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거가 약 40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완주를 위해서는 잦아든 '안풍(安風)'을 살릴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후보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지층 성향이 꼽힌다. 고정 지지층이 부족하고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 즉 스윙보터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40%대까지 상승하는 동안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탔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안 후보에서 윤 후보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1일 17%의 지지율을 기록한 조사가 나온 이후로 줄곧 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해 26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결과 안 후보 지지율은 한 자릿수인 9.8%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5.6%, 윤 후보는 44.7%를 기록했다.

일각에서 유권자들이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국민의당이 의석수가 3석인 소수정당이라 야권 단일화를 이루거나 대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향후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정작 안 후보는 최근의 지지율 변동을 두고 아직 판단할 때가 아니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열심히 국민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중이다"며 "(유권자들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계신다. 그래서 현재 지지율이 상승세인지 주춤한 것인지 아직 판단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1~2주 정도 더 지켜보면, 설 이후 정도 되면 전체적 추세에 대해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며 연휴까지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설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후보가 말한 대로 단일화 없이 대선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떨어진 지지율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단일화를 진행한다 해도 최대한 유리하게 협상을 전개하려면 마찬가지로 지지율 회복이 꼭 필요하다.

안 후보는 26일 2월 초 지지율 반등을 목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노총 혁파 정책 시리즈3'을 발표하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전국결의대회를 열었다. 전날에는 모든 당이 정책 협의를 진행하는 연합정치와 국민통합 내각에 관한 구상안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22일부터 연고지인 PK(부산·울산·경남)지역을 2박3일간 방문해 정권교체를 위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노동이사제와 공무원 타임오프제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보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안 후보는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리스크 부재를 강조하며 거대 양당 두 후보와 차별화도 시도한다.

안 후보는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와 비교해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는 10년 동안 추문에 휩싸인 적이 없다"며 "도덕적으로 훨씬 많은 장점을 갖고 있고 가족 리스크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의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안설희 박사가 잇따라 안 후보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등판이 안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26일 첫 단독 일정으로 권은희 원내대표와 광주를 찾았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현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을 위로했고 남구에서 5월 어머니집 차담회를 가진 뒤 북구 말바우 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 소통했다.

안 박사는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가 최근 귀국했는데 자가격리 중 안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했다. 안씨는 앞으로 브이로그(Vlog)를 통해 '아버지 안철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각이 되지 않았을 뿐 안 후보가 완전히 가족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둘러싸고 과거 특혜 채용 논란이나 보좌관 갑질 논란 등이 일어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김 교수가 안 후보가 설립한 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한 경력이 알려지기도 했다. 안 후보가 재단을 설립하며 전문가에게 운영을 맡기고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대치된다.

김 교수는 2019년 11월부터 1년 동안 동그라미재단 이사직에 몸담았다. 동그라미재단은 안 후보가 2012년 안랩 주식 절반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김 교수는 2019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이사로 활동했고 이후 2020년 11월까지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