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 성장세가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희토류부터 골프 테마까지, 자산운용사 ETF상품 차별화 경쟁 후끈

▲ 국내 ETF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는 기존 펀드와 비교해 쉬운 접근성, 저렴한 운용보수, 낮은 거래비용, 투자타이밍 등의 장점에 힘입어 현재의 성장세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처럼 편하게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이다.

2002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뒤 2010년대 중반까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2018년 이후 테마 중심의 상품 출시가 늘며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거래 중인 ETF는 모두 534개에 이른다. 2017년 말 325개에서 4년 사이 60% 넘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ETF의 순자산총액 합계는 18일 기준 73조5372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1년 1월18일 52조9798억 원보다 39% 늘었다. 2017년 말 35조6109억 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커졌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5년 안에 ETF시장 규모가 200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시장의 확대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다”며 “기존 펀드로부터 ETF로 자금이동은 세계적 추세이며 국내에서도 액티브ETF가 도입되고부터 웬만한 펀드가 모두 ETF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ETF시장 확대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투자 유치를 위한 자산운용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ETF시장은 기존에는 코스피 지수 등을 따르는 안정적 상품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이 늘며 수익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개성 있는 테마가 상품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최근 들어 내놓는 신규 ETF 상품을 보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시장과 테마를 가리지 않고 다양해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한화ARIRANG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전기차 모터와 2차전지, 풍력발전 터빈,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과 친환경 미래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와 리튬, 코발트, 티타늄 등 전략자원을 생산, 정제하는 글로벌 핵심 기업 20종목에 집중투자한다. 국내에서 희토류 관련 ETF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4곳은 최근 ‘중국판 나스닥’ 과창판(과학창업판) 상장기업 시총 상위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각각 내놨다.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신성장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출시와 함께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ETF’의 경우 13일 상장 이후 3영업일 만에 순자산 3천억 원을 돌파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독일증시 시가총액 상위 40개 기업에 투자하는 ‘KOSEF독일DAX ETF’를 내놨다.

이 상품의 포트폴리오에는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회사 린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 SAPSE, 독일 170여 년 역사의 가전 기업 지멘스, 세계 최대 보험금융사 가운데 하나인 알리안츠SE 등이 포함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국내 골프 관련 기업 상위 30종목에 투자하는 ‘HANAROFn골프테마 ETF’를 출시했다. 골프존, 삼성물산, 이마트, 코오롱인더, 휠라홀딩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골프 관련 기업 상위 30종목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시장 후발주자들은 기존 업체가 선점을 한 영역 외에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각 상품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가 많아질수록 각 업체의 시장점유율도 계속 변해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