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G통신장비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간 쌓아온 기초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세계 대형고객사들과 협업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통신장비시장 성장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기술 주도권을 갖춰나가는 데 자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5G통신장비 게임체인저 되나, 전경훈 기술경쟁력 인정받아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22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5G통신장비분야에서 경쟁사와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전문가들은 5G통신장비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고 있다”며 “기술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확실한 우위를 갖춰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시장의 막이 열리던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에 세계시장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하며 대부분의 경쟁사보다 일찍 시장에 진출한 선점효과를 봤다.

하지만 시장 조사기관 델오로그룹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5G통신장비 점유율은 화웨이와 에릭슨, 노키아 등 상위기업에 크게 밀린 3.2%에 그치고 있다.

5G통신이 세계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자 세계 대형통신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상위 통신장비기업들이 공급을 늘리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5G통신장비 출시시기가 비교적 빨랐음에도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하위권업체에 머무르고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경훈 사장이 꾸준히 추진해 온 통신장비 기초기술 강화의 성과가 최근 들어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을 낳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및 반도체기업 퀄컴과 공동으로 진행한 5G기술 시연에서 자체 통신장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데이터 전송속도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여러 주파수 및 안테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삼성전자의 독자적 기술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5G통신 속도의 한계를 넘은 것이다.

버라이즌은 미국에서 5G네트워크 확대와 속도 개선에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통신장비기술이 정식으로 상용화되면 장비 구입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버라이즌은 지난해도 삼성전자와 약 8조 원 규모 5G 통신장비 구매계약을 맺은 주요 고객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고성능 통신기지국 라인업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차세대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일본 KDDI와 도코모, 미국 US셀룰러 등 주요 통신사와 5G 통신기술 연구개발 및 실험에 협력해 왔고 이런 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고객사에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장비 주문을 수주했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삼성전자와 기술협력 과정을 거쳐 통신장비를 주문하는 것은 그만큼 신뢰감을 높이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장비 공급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간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고객사들이 통신장비를 사전에 테스트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해 경쟁우위를 갖춰냈다”며 “시장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통신장비 점유율이 아직 크지 않지만 주요 고객사 수주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최근에는 점유율도 상승세로 전환했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통신장비사업에서 통신칩 반도체와 안테나, 기지국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되는 기초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G통신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전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발표회를 열고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선제적으로 5G통신 연구를 시작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세계 5G통신장비기술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술적 성과가 점차 글로벌 고객사들에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가 대형통신장비기업들을 제치고 5G통신장비를 수주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보기 드문 대학교수 출신의 경영자로 2012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통신기술을 연구하다 외부출신이라는 한계를 넘고 사장까지 승진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5G 등 차세대 통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 분야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에 통신장비사업의 성장기회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사장은 네트워크사업부 발표회에서 “삼성전자 5G통신기술로 모든 사물과 사람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초연결시대로 진입을 가속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