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안전위험관리조직 인원을 늘려 선박건조 현장에서 협력업체와 안전문제를 놓고 소통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대중공업은 해마다 이어지는 사망사고에 2020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위험관리조직을 꾸렸으나 올해도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위주로 사망사고가 지속하고 있다. 
 
[오늘Who] 현대중공업 하청 사망 계속, 한영석 중대재해처벌법 불안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일 노동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 사장이 지난해 새로 신설한 현대중공업 안전위험관리조직 SRM(Safety Risk Management Team)의 규모를 10명 내외로 작게 구성해 올해도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전위험관리조직의 인원을 늘려 현장에서 협력업체와 소통해 넓은 선박 건조현장에서 실질적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현대중공업에서는 2016년 5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19년 3명, 2020년 4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이에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2020년 6월1일 직접 나서 그룹의 작업장 안전을 강화하는 종합대책을 내놓고 3년 동안 3천억 원을 안전관리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종합대책에 따라 한 사장은 안전위험관리조직을 신설했지만 올해도 2월에 1건, 5월와 7월에 각 1건에 이어 9월 들어 또다시 노동자가 작업공간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8월에 작업공간에서 사고가 나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노동자도 1명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안전위험관리조직이 안전진단, 안전개선, 안전감사와, 빅데이터 기반의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9월30일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애도를 표시하며 신속한 사고수습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특정 생산라인에서 물건을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넓고 거대한 도크에서 선박을 만드는 만큼 사고가 발생하는 모습도 다양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도 다양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올해 발생한 사망사고만 추려 봐도 발생장소가 다양하다. 2월 대조립공장에서 근로자가 철판에 끼여 숨지고, 5월에는 원유운반선 용접근로자가 10여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올해 7월에는 블라스팅셀공장 지붕 교체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25m 높이의 지부에서 추락해 사망했고 9월에는 굴삭기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조선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에 맞춰 협력업체와 소통을 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데 안전위험관리조직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청업체 관리가 안전보다는 공정성과 중심인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2014년부터 사내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소속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 소속이 9명, 협력업체 소속이 28명으로 파악된다. 올해 사망자 4명 중에서도 3명이 하청업체 소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올해 사망한 노동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노동자인 점을 감안할 때 공정성과중심의 하청구조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협력업체와 안전문제를 소통할 관리인원이 미미한 점도 사망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달라지지 않은 다단계 하청구조와 불공정한 하도급을 고치지 못한다면 원청업체 관리자의 책임을 무겁게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할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청업체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2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 1월부터 시행된다. 

검찰은 이미 5건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한 사장과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직원 등을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1심 재판에서 한 사장을 상대로 벌금 2천만 원을 구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