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가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올해 안에 임상1상 시험에 진입해 글로벌 제약회사와 기술수출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고자 한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검증은 물론 제조와 생산관리도 용이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혀 임상 단계로 진입한다면 후보물질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니아 섬유증 신약 임상 채비, 박한오 기술수출 유리한 위치에

▲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이사.


16일 바이오니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안으로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SAMiRNA-AREG’의 국내 임상1상 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채비를 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앞서 글로벌 제약회사와 후보물질 검증 계약을 맺고 검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물질 검증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바로 기술수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후보물질 검증 계약에 관해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SAMiRNA-AREG에 관한 모델링이 단순해 검증결과 도출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상세한 계약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검증결과는 SAMiRNA-AREG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1992년 설립됐는데 유전자를 이용한 질병 진단,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조·판매와 신약 연구개발(R&D)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2005년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바이오니아는 앞서 2015년 유한양행에 고형암 표적 저해제 후보물질인 ‘SAMiRNA-fibrosis’에 관한 권리를 기술수출했다. 전임상(동물시험) 시험 단계를 마친 상태에서 기술을 이전해 총계약금은 73억 원 규모였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바이오니아가 올해 안에 SAMiRNA-AREG의 임상1상 진입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를 두고 박 대표가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여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논의할 때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바이오니아는 SAMiRNA-AREG가 만성신장질환, 특발성폐섬유증, 비알콜성지방간염 등과 같은 염증과 섬유증을 억제하는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한다.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의 후보물질 SAMiRNA-AREG를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1상 추진과 함께 신장섬유증, 간섬유증, 방사선-유도섬유증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후속연구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노입자로 만들어진 후보물질 SAMiRNA-AREG는 섬유화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암피레귤린(AREG-Amphiregulin)을 억제해 섬유증의 진행을 막는다. 

다른 바이오기업이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전례도 있어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의 후보물질 SAMiRNA-AREG의 기술수출에 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티움바이오는 2018년 이탈리아 제약회사 키에지그룹에 전임상 시험 단계의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NCE401’을 3150만 달러(약 368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박 대표는 모든 섬유증이 비슷한 발병 기전을 보여 현재 치료제가 없는 신장섬유증(CKD), 비알코올성 지방간(NASH), 피부섬유증 등에도 후보물질 SAMiRNA-AREG를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섬유증은 몸 안에 염증이 생겨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을 말한다. 폐섬유증, 간섬유증 등으로 나뉜다. 발병한 뒤 5년이 지나면 생존율이 30%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박 대표는 SAMiRNA-AREG가 화학적 단분자 합성으로 만들어져 제조와 품질관리가 용이하고 비용대비 효과도 높아 경쟁약물보다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세계 폐섬유증 치료제시장 규모가 2020년 311억5천만 달러(약 36조4천억 원)에서 2030년 652억8천만 달러(약 76조3천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섬유증 등 난치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신약 후보물질 SAMiRNA-AREG의 임상1상 시험을 2021년 안에 진입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며 “세계 10대 제약회사가 관심을 보여 해외 제약기업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해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984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화학과 학사를, 198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과 석사, 1992년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생명공학연구소 분자세포생물학연구부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1992년부터 바이오니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바이오니아 주식 353만5997주(14.0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