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이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최창수 KB부코핀은행장은 이전 대주주와 갈등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자본확충에 집중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법적 리스크 끝나, 최창수 자본확충 집중

▲ 최창수 KB부코핀은행장.


17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따르면 최근 KB부코핀은행은 은행 인수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지속됐던 소송절차가 공식적으로 완료됐음을 발표했다.

최 은행장은 "모든 관계자에게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믿는다"며 "이제 우리는 사업성과와 회사의 자본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8월 부코핀은행의 최대주주에 오른 뒤 기존 대주주였던 보소와그룹과 갈등을 겪어왔으며 이는 지금까지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6월 KB국민은행과 보소와그룹은 큰 틀의 화해를 이루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데 합의했다.

최 은행장은 6월23일 KB부코핀은행장으로 취임했는데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며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최 은행장은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에서 글로벌담당 임원을 지내며 해외사업을 이끌어 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KB부코핀은행은 갈등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발빠르게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먼저 모회사인 KB국민은행이 12일 4천억 원 한도로 KB부코핀은행에 증자를 결정하면서 대규모 지원을 시작했다.

KB국민은행 측은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최고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며 "2대주주인 보소와그룹 측에서 제기한 1조6천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이 취하되는 등 법적 불확실성도 해소돼 실질적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기반이 구축됐다"고 증자 배경을 설명했다.

증자로 마련된 자금은 신규고객군 확보, 자산 양질화, IT 인프라 개선 및 디지털은행 전환 기반 마련에 쓰이게 된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주춤한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향후 인도네시아 경기호전 때 도약할 발판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최근 KB부코핀은행은 약 1642억 원(2조 루피아) 규모의 지속가능채권 공모에 나서면서 영업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모하는 채권 가운데 절반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계산되는 후순위채권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채권의 상장 예정일은 9월10일이다.

최근 KB부코핀은행이 유상증자 및 채권을 통해 수천억 원의 자본을 끌어모으면서 '인도네시아 금융의 스타'가 되겠다는 목표에도 한발 가까워졌다.

KB부코핀은행은 2025년까지 BUKU4에 속하는 은행이 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자본금을 기준으로 BUKU1부터 BUKU4까지 분류한다. BUKU4는 자기자본 약 2조4570억 원(30조 루피아) 이상 대형은행을 말한다.

6월 말 기준으로 KB부코핀은행의 자기자본규모는 약 7237억 원(8조8151억8300만 루피아)로 BUKU3에 속해있다.

최 은행장은 확충한 자본을 바탕으로 향후 영업규모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순이익을 내면서 올해 실적 기대감도 나온다.

KB부코핀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약 133억 원(1624억5천만 루피아)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6일 공시했다.

앞서 KB부코핀은행은 1분기 약 137억 원(1671억200만 루피아) 규모의 순손실을 봤었는데 2분기에 이런 적자규모를 메꾸며 상반기 흑자를 거두는데 성공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