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형주와 코스닥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라 국민연금이 투자하게 될 수혜주를 놓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민연금 중형주와 코스닥으로 투자 늘린다, 어떤 종목이 수혜주 되나

▲ 국민연금공단 로고.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벤치마크를 놓고 직접투자에서는 기존 벤치마크인 ‘코스피 200’에 코스피 50종목을 추가하고 위탁운용에서는 기존 벤치마크인 ‘코스피+코스닥100’에 코스닥 50종목을 추가한 ‘코스피+코스닥 150’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국내주식 벤치마크의 개편을 통해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종목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에서 직접투자를 할 때 종목풀을 정해 놓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투자를 실시한다. 위탁운용을 할 때는 세부적으로 각 포트폴리오 관리전략에 따라 기금이 운용되도록 한다.

올해 4월 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기금 내 국내주식 규모는 178조 원 정도다. 이 가운데 직접운용은 52%, 위탁운용은 48%다.

국민연금이 코스피에서 직접 운용하는 자금만 90조 원이 넘는 만큼 국민연금의 투자태도 변화는 시장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벤치마크 개편을 마치는 대로 새로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에서 순매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직접 운용에서는 기존 코스피 200에 포함되지 않았던 코피스 대형주, 중형주 구성 종목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탁운용에서도 기존 코스닥 100에 포함되지 않았던 코스닥 150 종목의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특히 연기금의 올해 누적 순매수 강도를 밑도는 종목이 국민연금의 새로운 투자종목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코스피에서는 한미반도체, 효성화학, 현대건설기계, 해성디에스, 풀무원, SK디애디, 유니드, 영원무역홀딩스, 일진다이아, 케이씨텍, 한국자산신탁, 교보증권, LF, 율촌화학, 한국카본, 한라홀딩스,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꼽힌다.

코스닥에서는 KG이니시스, 삼표시멘트, 테스, 다원시스, 다우데이타, 카페24, 파트론, 녹십자셀, KH바텍,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서부T&D, 코엔텍, 원익홀딩스, 이벤스트투자증권, 텔콘RF제약, 오이솔루션, 원익머트리얼즈, 유비쿼스홀딩스, 유진기업, 위닉스, 다나와, 동국S&C, 와이솔 등이 국민연금의 매수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중형주와 코스닥에 힘을 싣는 것은 수익률 상승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올해 4월 말까지 국내주식에서 수익률 11.25%를 냈다. 벤치마크보다 0.17%포인트 밑돈 수치다.

국민연금은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해 왔지만 올들어 대형주보다 중형주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밑돌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전자에 전체 국민연금 기금의 4.7% 정도인 35조5천억 원을 투자해 19조 원 정도 수익을 거뒀다. 50%가 넘는 수익률을 낸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2020년 연초에 5만5천 원대에서 연말에 8만1천 원으로 오른 데 힘입은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7월22일 종가는 7만9700원으로 올해 1월4일 종가인 8만3천 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하락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국내주식의 보유비중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올해 7월22일까지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규모는 8조4958억 원이다. 두 번째로 많이 매도한 SK하이닉스 주식의 순매도 1조5645억 원과 비교했을 때 규모 차이가 크다.

반면 코스피의 상승 흐름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른 중형주들이 많다.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미반도체가 대표적 사례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올해 1월4일 1만8250원으로 시작했으나 7월22일에는 3만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2배 넘게 주가가 오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