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아워홈 이사회는 4일 구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 대표이사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구지은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 이사보수 한도제한 등 안건이 통과됐다.
아워홈의 이사 수는 본래 11명이었으나 신규이사 21명이 더해져 모두 32명이 됐다.
식품업계에서는 구본성 부회장이 해임되면서 구지은 대표가 경영권 승계구도에서 다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시선이 나온다.
아워홈은 구인회 LG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세운 회사로 2000년 LG그룹에서 분리됐다.
구 회장은 모두 1남3녀를 두고 있는데 이들이 아워홈 지분 98.2%를 나눠 들고 있다. 아워홈 주주를 살펴보면 구본성(장남) 38.6%, 구미현(첫째딸) 19.3%, 구명진(둘째딸) 19.6%, 구지은(셋째딸) 20.7% 등이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한 뒤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는데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등장하면서 남매는 갈등을 빚어왔다.
구지은 대표가 구본성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의 아워홈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 일,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계속 식자재를 공급하다가 2019년 이를 중단한 일 등이 쌓이면서 남매 사이는 더욱 나빠졌다.
장녀 구미현씨와 차녀 구명진씨가 구지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구본성 부회장의 해임안건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으로 식품업계는 보고 있다.
장녀 구미현씨는 과거 아워홈 전문경영인 선임 문제로 구지은 대표와 구본성 부회장이 대립했던 때는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에는 구지은 대표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다.
구본성 부회장이 최근 보복운전을 한 뒤 상대 운전자를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일이 해임 결정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구본성 부회장은 아워홈 사내이사 자리는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데 구 부회장의 지분만 3분의 1이 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