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 매각시점 잡아가는 것일까?

23일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이 김형 대표이사 사장와 함께 최고채무책임자 정항기 대표이사 사장을 더해 각자대표체제를 꾸리면서 매각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대우건설 매각 경영체제 세워,이동걸 약속한 시간 다가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김 사장은 6월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었는데 연임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사장 연임은 첫 사례다.

시장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연임을 대우건설 매각 추진 본격화가 임박한 신호로 본다. 기존 경영진을 유지해 경영 안정성을 이어가고 새로운 사장의 선임은 인수자의 손에 넘긴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매출 8조1천억 원, 영업이익 5600억 원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주가도 7천 원 안팎으로 최근 3년 동안 주가흐름에서 가장 좋아 매각 추진의 적기라는 시선이 나온다.

대우건설 매각 추진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부동산 개발회사(디벨로퍼) DS네트웍스 등이 인수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21년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년 정도 기업가치를 높인 후에 대우건설 재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 회장에 오른 직후부터 대우건설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까지 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이 회장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건설 지분을 넘겼다. 전문적 관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2018년 1월 호반건설에 매각을 추진하던 때보다 높아졌다. 이 회장이 재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충분히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이 회장이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우건설 주가가 다소 오르기는 했으나 아직 산업은행이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에 연임하며 2023년까지 임기를 확보한 만큼 조금 더 인내심을 지니고 최적의 매각시점을 재검토할 여지도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건설업계 전반이 좋지 않은 사정이다”며 “대우건설의 제값 매각을 위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3월에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제안받거나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해 매각 임박설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대우건설 김형 사장 유임과 함께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를 사장으로 올려 대표이사에 선임하기로 한 점도 역시 매각이 공식화하는 시기까지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한다.

정 사장은 재무 전문가인데 전략과 재무분야를 맡아 대우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