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을 이겨내고 2020년 증시를 달군 공모주 열풍이 202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2021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까지 마친 스타 공모주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 2020년 증시를 달군 공모주 열풍이 202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모주 열풍을 이어갈 기대주 가운데 첫 주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다른 후보들은 대부분 주관사 선정단계에 머물러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12월1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해 비교적 앞서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회사인 만큼 백신 관련주인 점이 부각돼 공모주 열풍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2021년 3월~4월 쯤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에 맞춰 증시에 입성하는 것도 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한국거래소는 보통 심사청구일로부터 45거래일 이내에 예비심사 결과를 문서로 통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월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두 달 정도면 상장을 마무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 상장한 기업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제약·바이오업종으로 분류되는 박셀바이오와 고바이오랩은 각각 7월10일, 9월17일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9월22일과 11월18일 상장했다.
이 외에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교촌에프엔비 역시 예비심사 통과에서 상장까지 두 달가량 소요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2021년에 공모주 열풍을 불러올 후보로 꼽힌다.
2020년 기대주로 꼽히는 회사들이 ‘K-뉴딜’종목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공모주 사랑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2차전지(배터리)와 바이오, 인터넷, 게임(BBIG)으로 구성된 K-뉴딜종목은 2020년 한 해 대표적 성장 주도주로 꼽히며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차전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관련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는 인터넷 관련주로 분류되고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은 게임주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2019년12월30일부터 2020년 12월30일까지 지난 1년 동안 1818.84에서 3273.34로 무려 79.97% 뛰었다.
종목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2차전지 107.04%, 바이오 72.69%, 인터넷 72.98%, 게임 52.75% 등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97.67에서 2873.47로 30.75% 올랐다.
2020년 공모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 거둔 종목도 박셀바이오로 바이오종목이다.
항암면역치료제 전문회사인 박셀바이오는 30일 16만7300에 장을 마감했다.
박셀바이오가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점을 놓고 보면 공모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공모가(3만 원) 대비 1000% 넘는 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1:1비율의 무상증자 이후에 주주들의 보유주식은 2배가 된다.
박셀바이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 보인 공모주는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산업이다. 명신산업 주가는 30일 공모가 6500원과 비교해 602.31% 뛴 4만5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SK바이오팜 청약에서 시작된 공모주 열풍을 놓고 투자심리가 과열됐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9월 카카오게임즈와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를 거치며 과열 우려는 더욱 높아졌지만 공모주를 향한 열기는 계속돼 공모주 청약증거금 등과 관련해 잇달아 신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모두 30조9883억 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2014년 제일모직 기업공개 당시 세운 증거금 최고기록(30조635억 원)을 6년 만에 다시 썼다.
하지만 이 기록은 카카오게임즈에 증거금 58조5543억 원이 모이며 불과 두 달여 만에 깨졌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SK바이오팜 기록은 뛰어넘었지만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모두 58조4235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