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의 상장폐지를 막고 항암신약 ‘펙사벡’의 임상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965년 10월11일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과 성균관대학교 약학전문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87년 동화약품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노바티스, 레오파마, 다케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를 거쳐 신라젠의 미국 자회사인 바이오테라퓨틱스에 사업개발 전무로 합류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사업전략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라젠의 위기를 돌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케팅 관련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몇 안 되는 여성 대표이사다.
경영활동의 공과
△신라젠 신규투자자 확보에 매달려
주상은은 다수의 투자자를 잇달아 만나는 등 신규투자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라젠은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한국거래소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고 1년 뒤 주식거래를 재개하려면 자금조달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 11월3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부터 1년 뒤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와 관련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검토한 뒤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
기업의 지속성과 함께 재무 투명성을 눈여겨볼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문은상 전 대표이사가 여전히 신라젠 최대주주로 올라있기 때문이다.
문은상 전 대표는 주식이 법원에 압류돼 있어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순 없지만 2020년 9월 말 기준 지분율이 5%를 넘는 주주가 문은상 전 대표 1명뿐이라는 점은 아무래도 부담일 수 있다.
주상은은 한국거래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3자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문은상 전 대표를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하려면 기관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는 게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당장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다. 하지만 스스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선 요구사항을 이행하려면 결국 외부자금 수혈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신라젠은 금융비용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힘쓰고 2020년 4월 전환사채를 발행한 덕분에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214억6987만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3분기에 연결기준 순손실 145억7784만 원을 냈는데도 6월 말(193억273만 원)보다 21억6714만 원 늘었다.
신라젠 관계자는 “다수의 투자자를 계속 만나면서 자금조달에 힘쓰고 있다”며 “당장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되면서 2020년 5월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그 뒤 다음 달인 6월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 신라젠 실적.
△신약 후보물질 펙사벡 연구개발 이어가
주상은은 신라젠의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인 '펙사벡'의 가치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라젠은 2019년 9월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3상에 실패한 뒤 펙사벡을 다른 항암제와 병용투여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주상은은 이 연구개발에 더 많은 힘을 싣고 있다.
주상은은 펙사벡의 가치가 아직 유효하다고 바라본다. 유한양행, 한미약품의 경우 신약 후보물질이 하나의 적응증에서 효능을 보이지 않더라도 다른 적응증에서 효능을 인정받아 기술수출한 전례가 있다.
주상은은 신라젠의 자회사 바이오테라퓨틱스에 몸담았을 때 펙사벡 임상시험을 주도한 만큼 펙사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욱이 펙사벡은 병용요법 임상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펙사벡은 우두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환자의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며 T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암을 파괴한다. 이에 따라 T세포의 암세포 인지력을 키우는 면역관문 억제제와 같이 투여하면 그 효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펙사벡의 성공을 놓고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병용요법 임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거래를 재개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신라젠은 2020년 12월 기준 국내와 미국, 중국 등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흑색종, 신장암, 대장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펙사벡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의 중국 파트너인 제약사 리스팜은 2020년 10월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의 승인을 받아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 ‘ZKAB001’의 병용요법 임상1b/2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은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함께 신장암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면역관문 억제제 ‘세미플리맙’의 병용요법 임상2상을 2019년 6월부터 진행해왔는데 2021년 말까지 이를 마치고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펙사벡의 병용요법 임상1/2상도 수행하고 있다.
△신라젠 대표이사 선임
신라젠은 2020년 9월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스페이스쉐어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상은이 사내이사에 올랐고 바로 다음 날인 9월8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에서 사업개발 및 전략 마케팅 이사를 역임하고 레오파마 한국법인 대표를 지냈다는 점 등이 대표이사에 발탁된 배경으로 꼽힌다.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주상은이 대표이사에 오른 뒤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신라젠비상대책위원회는 “주상은 신임 대표이사는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에서 고위임원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사업전략을 추진했고 백신 개발 등 제약사업의 성공을 이끈 적이 있다”며 “이런 경험과 역량에 비춰볼 때 현재 신라젠에세 진행하고 있는 신장암, 대장암, 흑색종 등 펙사벡의 병용임상에서 이른 시일 안에 좋은 결실을 이뤄낼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상은이 대표이사를 맡은 것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주상은은 양경미 전 부사장,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물의를 빚은 신라젠의 전 경영진과 같은 1965년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친분관계를 의심받았다.
또 문은상 전 대표이사는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에서 2017년 6월경부터 임금 명목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주상은이 이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주상은은 같은 시기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에서 사업개발 전무를 맡고 있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주상은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막고 펙사벡 임상에 성공해 기술수출 성과를 내야 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주상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주상은은 신라젠의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무엇보다 펙사벡의 연구개발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이 상장폐지를 피하려려면 경영의 지속성,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 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경영의 지속성은 펙사벡 연구개발 성과에 달려 있다. 신라젠의 기업가치 대부분이 펙사벡의 가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021년 11월30일 개선기간이 끝나면 다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심사 과정으로 한국거래소는 거래재개, 개선기간 (추가)부여, 상장폐지 등 가운데 1가지 결정을 내린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되면서 2020년 6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지정됐다.
◆ 평가
▲ 주상은 레오파마 한국총괄대표(맨왼쪽)가 2012년 5월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레오파마 한국진출 1주년 기념행사에서 프레데릭 덴마크 왕세자 부부와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바이오업계에 드문 여성경영인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약학을 공부해 의약품 연구개발에 이해가 깊고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며 사업전략, 마케팅부문 역량도 증명했다.
기술수출 전문가라는 말도 듣는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기술수출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 위해 주상은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이사와 얀센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
사건사고
△신라젠과 미국회사 사이 소송 합의로 끝나
신라젠과 미국 포티스어드바이저 사이 기술수출 수수료(마일스톤) 지급과 관련한 소송이 2020년 10월16일 합의로 끝났다.
신라젠은 포티스어드바이저에 합의금 485만 달러(56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티스어드바이저는 신라젠을 상대로 제기한 대금 지급소송을 취하했다.
앞서 포티스어드바이저가 2018년 9월 미국 상급법원에 펙사벡의 기술수출 수수료로 2548만 달러(287억 원)를 지급하는 판결을 청구하면서 두 회사의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포티스어드바이저는 제네렉스의 주주들을 대리하는 단체인데 기술수출 수수료 지급요건이 충족돼 신라젠에게 지급의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2013년 11월 미국 바이오기업 제네렉스 지분 25%가량을 먼저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조건으로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을 확보했다.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서 개선기간 부여받아
신라젠은 한국거래소가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 11월3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신라젠 주식 거래 정지기간도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 다시 연장됐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2021년 11월30일부터 7영업일 이내로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그 뒤 15영업일 안에 한국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때 신라젠의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와 관련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검토한 뒤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두고 논의에 들어간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되면서 2020년 5월 신라젠의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다음달인 6월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다. 같은 해 8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심의일정을 미뤘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을 보면 거래소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해당 기업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영업의 지속성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거래재개,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등 가운데 1가지 결정을 내린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1987년 동화약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에서 사업개발 및 전략 마케팅 이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