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기업들이 보급형 5G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빠른 통신속도와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에 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왼쪽)과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
6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최근 5G스마트폰시장에서 보급형 제품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1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5G스마트폰 가운데 43%가 400달러 이하 가격대였다”며 “5G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2019년 800달러에서 올해 6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때 최고급 영역으로 여겨졌던 5G스마트폰이 예상보다 빠르게 보급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5G통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시점에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제가 위축되자 값싸고 성능이 준수한 보급형 제품이 인기를 얻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런 경향을 파악하고 보급형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8월 말 Q92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보급형 5G스마트폰시장에 뛰어들었다. Q92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제조사가 출시한 5G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4~5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51과 갤럭시A71의 5G모델을 세계적으로 내놨다. 국내에서 갤럭시A51 5G와 갤럭시A71 5G(갤럭시A퀀텀) 가격은 각가 57만2천 원, 64만9천 원으로 매겨졌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이 5G스마트폰에서도 저가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어 위협적이다.
샤오미는 7월 5G스마트폰 미10라이트 5G를 국내에 45만1천 원으로 내놨다. 오포의 브랜드 원플러스도 비슷한 시기 40만 원대 5G스마트폰 원플러스 노드를 선보였다. 비보가 2월 공개한 5G스마트폰 Z6은 3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내놓는 5G스마트폰은 대부분 삼성전자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4G에서 5G로 교체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국내업체들의 빠른 시장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다른 해외기업도 저렴한 5G스마트폰에 관한 수요를 파고들고 있다.
모토로라는 500달러(59만 원가량) 미만 가격의 5G스마트폰 모토로라 원 5G를 8월 말 공개했다.
구글은 5G스마트폰 픽셀4a 5G를 올해 가을 499달러에 내놓을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 역시 내년에는 50만 원대 아이폰SE 등 저렴한 제품군에서 5G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10월 출시 예정된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5G통신을 지원하면서도 전작보다 가격이 50~100달러가량 낮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만큼 앞으로 보급형 5G스마트폰에 관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 스마트폰기업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사업이 위축될 상황에 놓인 것도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 다툼에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화웨이는 9월15일부터 미국 기술 및 장비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쓸 수 없게 된다. 스마트폰 생산 자체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