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8월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협의회)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에 반대했다.
회장 선임절차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KB노조협의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그룹 노조 조합원 10명 가운데 8명이 윤 회장의 재연임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B노조협의회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12일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조합원 1만7231명 가운데 7880명이 설문조사에 응했고 이 가운데 79.5%인 6264명이 ‘윤 회장의 재연임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단기 성과 위주로 업무 강도가 심화됐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32.2%가 이를 선택했다.
‘직원 존중 및 직원 보상 관련 의식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30.6%로 두 번째로 많았고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KB금융그룹 전체 조직원이 2만6천여 명인데 이번 설문조사에서 설문지는 1만7천여 명에게만 발송됐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KB손해사정은 투표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KB노조협의회는 또 KB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윤 회장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독단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롱리스트에 포함됐어도 당사자가 포함 여부를 알 수 없는데 먼저 이들에게 포함 사실을 알리고 회장 추천절차에 참여할지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KB노조협의회는 “
윤종규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후보가 고사하면 실제 회장이 되겠다는 의사가 없음에도 단순히 외견상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들러리를 서는 상황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어렵다”며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요식행위로 현재 회장에 유리한 구도를 유도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금융지주 쪽에서는 그동안 회장후보 추천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노력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롱리스트는 회추위가 회장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구성하는 후보군인 만큼 공개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른 곳에서도 롱리스트를 공개한 사례가 없고 공개하게 되면 나중에 숏리스트에 들지 못했을 경우 명예훼손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 명단이 외부에 알려지면 외부 압력으로 회추위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11월20일 임기를 마친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윤 회장의 후임을 인선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28일 회의를 열고 4월 확정한 롱리스트 가운데 숏리스트 4명을 확정한다.
9월16일에는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