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영 기자 kyyharry@businesspost.co.kr2020-06-12 08: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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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미국의 군사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힘을 키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리 외무상은 12일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 군사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더욱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며 “두 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관계 개선에 관련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 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조선반도의 평화번영에 관련한 한 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 버렸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리선권 북한 외무상.
리 외무상은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 장소)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현 미국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며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리 외무상은 2018년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인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 완전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된 미국인 특사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 행보를 두고 ‘세기적 결단’, ‘전략적 대용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담화에서 리 외무상은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국에 의해 조선반도는 항구적이고 공조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 최대 열점지역으로 화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핵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배치한 부분도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미 행정부는 천만부당하고 시대착오적 행위로 일관된 2년간을 통해 저들이 떠들어온 조미 사이 ‘관계 개선’은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 선제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실증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의 발표는 미국 정부에서 11일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내놓은 ‘유연한 접근법’ 발언에 대응한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사람들이 더욱 더 밝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있는 협상에 관여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그러한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들에 관련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법을 취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언제나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 왔다”며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북한과 관여하는 노력에 있어 우리의 동맹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한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