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이 기획재정부의 기금 자산운용평가에서 전년보다 높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

기재부가 26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0년 기금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기재부에서 꾸린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의 2019회계연도 자산운용을 평가한 결과 계량·비계량 분야 전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양호’ 등급을 매겼다. 
 
국민연금기금 올해 기금운용평가에서 ‘양호’ 등급 회복

▲ 전라북도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건물 전경.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과 비슷한 규모·성격인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한 결과로 등급을 매긴다. 

이 5대 연기금은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영독립행정법인(GPIF),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기금(CalPERS),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등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이번에 2019년 기금평가 결과인 ‘보통’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받았다. 2018년 결과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던 것과 같은 수준을 회복했다. 

기금평가단은 기금 운용평가 결과를 ‘탁월’부터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 미흡’까지 여섯 단계로 나눠 등급을 매긴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이 글로벌 증시 호황에 적극 대응해 연간 수익률 11.34%를 나타내는 등 양호한 운용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했다.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등 투자 다변화에 힘쓴 점도 높게 평가했다. 

다만 저출산·저성장·저금리 기조를 고려해 장기적 투자시계를 반영하면서 기금의 재정 안정화방안과 자산운용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권고도 내놓았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을 뺀 기금 44개의 자산운용 평가 결과 공무원연금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중소벤처창업진흥기금 등 4개에 ‘탁월’ 등급을 매겼다.

고용보험기금을 비롯한 기금 10개에 ‘우수’ 등급을, 기술보증기금을 포함한 기금 24개에 ‘양호’ 등급을 각각 줬다. 

군인복지기금 등 5개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자산운용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주 미흡’ 등급이 매겨졌다. 

기금 44개의 전체 평점은 71.5점으로 2019년 기금평과 결과와 같았다. 

기금평가단은 기금 24개의 존치평가도 진행한 결과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을 합칠 것을 권고했다. 

정보통신과 방송통신의 융·복합이 빨라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두 기금의 관리기관이 일원화됐고 수입원도 같은 점도 고려했다. 

기금평가단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마치는 2023년 이후 폐지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기금 6개의 사업 6개에 지출 구조조정을, 기금 9개의 사업 15개에 제도 개선을 각각 권고했다. 

관광진흥개발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을 대상으로 관광·체육산업계에 원금을 융자하는 방식을 이차보전으로 전환해 피해업종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차보전은 국가가 특정 목적을 위해 한 부문에 조달된 자금의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기금평가단은 이번 평가 결과를 5월 말 국회에 낼 방침을 세웠다.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2021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수립 등에도 쓰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