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지킨 이용호, 고향 떠난 이강래 이기고 호남에서 유일 무소속 당선

▲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16일 새벽 전북 남원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후 부인 박성희씨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라북도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물결이 휩쓴 호남에서 홀로 무소속이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킨 곳이다.

국민의당 출신의 이용호 의원이 무소속으로 거센 민주당 바람을 이겨내고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이 지역민의 눈높이에 걸맞는 인물을 공천하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이 초선의원이지만 의정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 후보에게 쏠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4.15총선 남원임실순창에서는 당보다는 인물이 결과를 가른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후보로 내세운 3선의 이강래 전 의원이 참신성 측면에서 지역민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도 그런 민심을 반영했다.

1월13~14일 조원씨앤아이가 남원임실순창 지역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적합도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 박희승 예비후보가 가장 적합한 후보로 나타났다. 

예비 후보군 사이 다자대결에서 박희승 예비후보는 43.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현역 이 의원(28.8%)을 크게 앞질렀지만 이강래 후보는 35.3%로 헌역 이 의원(30.1%)과 오차범위 안 접전을 벌였다.

박희승 예비후보는 이강래 후보와 양자대결에서도 44.8% 대 30.2%로 앞섰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이강래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이 후보는 박 예비후보의 지지를 받았는데도 본선에서 46.4%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49.4%를 차지한 무소속 이 의원에게 3%포인트, 득표수로는 2670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사장이 이곳에서 이미 3선을 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8년 동안 지역구를 떠나 있었던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일하면서 톨게이트 노동자 정규직 전환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빚었고 특히 가족회사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점도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반면 이 후보는 민주당의 공천 '실책'을 지역일꾼론으로 집요하게 파고들며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국민의당 출신의 초선 의원이지만 지난 4년 동안 지역현안 해결에 공을 들여 지역민에 일 잘하는 의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이 의원은 남원시 서남대 폐교부지 국립공공의료대학 유치를 핵심성과로 내세웠고 임실군 옥정호 순환도로, 임실군 성수산 산림 휴양지, 임실군 산업단지, 남원시 옻칠창조 복합단지 조성 등에도 기여했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이 후보는 선거기간에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 의원은 당선 뒤 민주당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천명했고 지역일꾼론을 앞세워 유권자를 설득했다.

그는 3월6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누가 더 국민을 대변하고 국가 성장에 기여하며 지역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밝히며 네거티브, 돈, 조직 동원이 없는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2월17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연 4.15 총선 출마선언에서도 “저는 정치싸움으로 큰소리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해 크게 외칠 줄 아는 그런 진짜 강한 사람,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여러분이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뉴스1 의뢰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7.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