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남성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력해 갤럭시Z플립 한정판 제품을 내놨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Z플립에 남성들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를 접목함으로써 접는 스마트폰의 수요층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전자> |
남성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톰브라운과의 협업은 갤럭시Z플립의 고급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12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남성 누리꾼은 “지금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너무 예뻐서 다음에는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사고 싶다”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은 “갤럭시Z플립은 관심 없었는데 톰브라운 에디션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색 조합이 과하지도 않고 훌륭해 사고 싶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애플워치와 에르메스의 협업과 비슷한 수준의 협업”, “톰브라운과 협력한 갤럭시Z플립이라면 300만 원이 안 아깝다” 등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가 톰브라운과 협력해 갤럭시Z플립을 내놓은 것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남성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톰브라운은 남성 정장을 주로 만드는 패션 브랜드로 특히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준명품'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광고영상에서도 젊은 남성을 겨냥했음이 드러난다.
영상에서는 양복을 입은 젊은 남성이 등장해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접어 양복 안주머니에 넣는다. 갤럭시Z플립의 뛰어난 휴대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광고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Z플립이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갤럭시Z플립을 접으면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각각 7cm, 8cm 안팎으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정도의 작은 크기로 화장용 콤팩트와 비슷해 여성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Z플립을 접으면 손바닥 크기 정도로 작아진다”며 “여성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클러치)에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톰브라운과의 협업은 갤럭시Z플립에 고급스런 이미지를 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향한 소비자의 저항심리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접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내걸고 출시된 갤럭시Z플립의 출고가는 165만 원으로 책정됐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의 출고가 240만 원보다는 저렴하지만 일반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싸지 않다. 삼성전자가 함께 내놓은 갤럭시S20 등과 비교해도 카메라나 화면 크기 등에서 성능이 앞서지는 않지만 가격은 더 비싸다.
이처럼 성능보다 비싼 가격이 책정됐지만 갤럭시Z플립에 '명품 패션 브랜드' 이미지가 더해진다면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가능성이 높아진다.
톰브라운은 고가의 남성 패션 브랜드다. 가디건 180만 원, 바지 200만 원, 코트 500만 원 등 대부분의 제품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센트릭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Z플립은 대중화 및 폴더블 스마트폰의 패션화까지 염두에 둔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번 톰브라운 에디션을 디자인한 패션 디자이너인 톰브라운 또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은 톰브라운의 기존 제품처럼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했다"며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의 톰브라운 에디션을 한국을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 3월부터 판매한다.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 액티브2’와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플러스’가 함께 제공되며 한정판매된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0만 원대에 출고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