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승계구도를 두고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를 추린다면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한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승계구도를 계열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다시 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새롭게 짜일 승계구도의 중심에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있다.
지 행장은 KEB하나은행장에 오른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지주가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로 ‘비상사태’에 처한 만큼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다.
지 행장은 지난해 3월 당시 함영주 은행장(현 부회장)이 두 번째 연임을 포기하면서 KEB하나은행장에 올랐다.
은행 비중이 큰 금융지주 특성상 은행장은 지주 회장에 오르는 징검다리로 여겨진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은행장으로 성과를 보여준 뒤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랐으며 다음 회장후보로 유력했던 함 부회장도 3년 넘게 은행장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지 행장은 경험 면에서 함 부회장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30년가량 은행과 지주에서 경험을 쌓았다.
오히려 해외 쪽에서 풍부하게 경험을 쌓은 만큼 해외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상황에 적합한 측면도 있다.
지 행장도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로 징계를 받았지만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에 그쳤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도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 지주 회장에 오르기는 지금까지 관행으로 보아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년 더 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동안 김 회장은 2020년 3월 임기를 끝으로 회장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회장 승계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승계구도를 짜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회장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10조 제8항은 이사의 재임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재임 중에 만 70세가 되면 해당일 이후 최초 소집되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김 회장은 1952년에 태어나 내년 만 69세가 된다. 내부 규범상으로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더라도 1년 더 회장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2018년 김 회장의 두 번째 연임 추진을 놓고 '셀프연임'이라고 제동을 걸었고 이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관련해 어떤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