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통합 롯데케미칼을 이끌기 전부터 첨단소재사업을 키우기 위한 계획을 준비해온 만큼 올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미국에서 열리는 주방 및 욕실 산업박람회 ‘KBIS 2020’의 참가는 김사장과 그가 이끄는 통합 롯데케미칼이 올해 사업적으로 내딛는 첫 걸음이다.
첨단소재사업의 주력 제품인 엔지니어드 스톤(인조석재)의 홍보를 새해 첫 해외출장 업무로 정한 데서 김 사장의 고부가제품(스페셜티) 육성 의지가 읽힌다.
김 사장은 두 사업 가운데 첨단소재사업에서 글로벌 화학 불황의 탈출구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일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통합 롯데케미칼로 공식 출범하며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을 양대 사업축으로 삼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의 통합은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체계를 구축해 고부가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미주 지역에서부터 엔지니어드 스톤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롯데케미칼을 이끌게 된 김 사장에게 첨단소재사업 육성은 시급한 과제다.
기존 롯데케미칼의 주력사업인 기초소재사업이 현재 극심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화학업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하향 사이클이 시작된 뒤 수요 부진에 따른 공급과잉이 심화하며 화학회사들의 손익분기점이 위협받는 수준에 와 있다.
석유화학시황 분석기관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석유화학사업의 원재료인 나프타와 대표적 석유화학제품 에틸렌의 가격 차이(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주(13~17일) 톤당 182.5달러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가 18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나프타 분해설비(NCC) 운영에서 손해가 발생한다. 실질 손익분기점을 톤당 250달러 이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보다 값이 싼 에탄을 원재료로 사용해 에틸렌 스프레드가 100달로 초중반대로 낮아져도 수익이 나는 에탄 분해설비(ECC)를 보유하고 있지만 에틸렌 총생산량인 450만 톤 가운데 60만 톤만을 이를 통해 생산한다. 어디까지나 주력 설비는 나프타 분해설비라는 얘기다.
나빠진 수익성이 개선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20년 글로벌에서 새롭게 상업가동을 시작하는 에틸렌 생산설비는 모두 950만 톤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