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투자하거나 출연한 기관의 남녀 임금격차가 최대 46%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투자·출연기관 22곳의 2018년 성별 임금격차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남성·여성 직원의 임금격차율은 –31.57%~46.42%로 분포됐다.
 

성별 임금격차율이 플러스(+)면 남성이 여성보다 그만큼 평균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마이너스(-)로 나타나면 반대로 여성의 평균임금이 남성보다 많다. 

서울시는 국내 처음으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시행하면서 직급, 직종, 재직년수 등을 분석해 성별 임금격차를 산정했다.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에 제도 도입을 확정한 결과다. 

분석대상은 기관 22곳에서 2018년에 일한 정원 내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등 전체 2만2361명이다. 

구체적 수치가 공개된 기관 19곳은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 성별 임금격차보다 비교적 낮은 수치로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는 2017년 기준 34.6%다.

다만 서울연구원(46.42%), 서울에너지공사(40.99%), 서울산업진흥원(37.35%)는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보다 높은 격차율을 나타냈다. 

서울연구원과 서울산업진흥원은 2017~2018년에 여성 비중이 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성별 임금격차도 벌어졌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오랫동안 일한 사례가 많았다. 교대근무를 하는 직원도 전원 남성이었다. 

반면 서울여성가족재단(-31.57%)과 서울장학재단 2곳은 성별 임금격차율 마이너스로 확인됐다. 서울여성가족재단은 상위 직급에서 여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장학재단은 구체적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다.  

분석대상 22곳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여성이 전체 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데다 평균 근속기간도 남성보다 짧아 성별 임금격차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분석대상 기관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비중은 8.7%에 머물렀다. 근속기간의 중위값도 남성은 22.6년인 반면 여성은 12년이다. 근속기간은 직급·호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군필 남성이 군복무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받는 점과 교대근무자 가운데 남성의 비중이 높은 점도 성별 임금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기관 상당수에서 상위직급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이 줄어들었다. 건축과 토목, 기계 등의 기술 전문직은 남성 위주로 인식됐다. 

서울시는 투자·출연기관의 성평등 임금공시를 매해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투자·출연기관에 소속된 비정규직과 서울시 민간위탁기관을 분석대상에 포함할 방침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