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저가 에틸렌의 투입을 늘려 화학제품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롯데케미칼은 미국산 저가 에틸렌을 활용함으로써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가동하는 화학회사들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국 투자가 신의 한 수”라고 파악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에탄 분해설비(ECC)를 보유하고 있다. 이 설비는 셰일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분해해 연 10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반면 대부분의 화학사들은 석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설비를 통해 에틸렌을 생산한다.
황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에탄 기반의 에틸렌은 가격이 톤당 300달러, 나프타 기반의 에틸렌은 톤당 800달러로 에탄 기반의 에틸렌을 투입해 만든 화학제품의 수익성이 월등하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에틸렌을 연 40만 톤 생산하는 에탄 분해설비를 포함해 화학설비를 추가로 짓기 위한 투자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미국 설비를 지을 때 함께 참여했던 현지 화학회사가 설비 지분 34.8%의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9549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를 추가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황 연구원은 “현재 화학업황이 좋지 않지만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는 이미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은 미국 추가 투자를 통해 안정적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봤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매출 17조690억 원, 영업이익 1조58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27.9%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